"자식 잃은 슬픔 곳곳에 서려"…5·18묘역 참배 세월호 유족 눈시울

뉴스1 제공 2021.05.1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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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민주열사 묘역 둘러보며 헌화·참배
전두환 비석 밟고 "사죄하라" 촉구도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서 참배를 한 뒤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서 참배를 한 뒤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1.5.1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자식 잃은 가족들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인 18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는 민주화를 외치며 산화한 열사들을 추모하려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란색 의류를 착용한 이들은 저마다 철제구조물에 '5·18 잊지 않겠습니다', '민족·민주 열사, 당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는 팻말을 부착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묘역에 들어서기 직전 25명의 세월호참사 유가족은 순차적으로 묘역 입구에 마련된 '전두환 기념 비석'을 발로 짓밟으면서 지나갔고 일부 유가족은 "광주시민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과 동행하는 5·18민주화운동 구묘역 안내해설사가 "해당 비석은 1982년 전두환씨가 담양의 한 마을에 방문한 것을 기념하고자 세워졌고, 5월 단체가 비석을 수거한 뒤 이곳을 방문하는 참배객이 밟을 수 있도록 땅에 묻어놨다"고 설명하자 혀를 끌끌 차는 소리도 들렸다.



제단 앞에 선 유가족은 미리 준비한 하얀 국화꽃을 헌화하면서 민족민주열사들의 넋을 기렸고, 차례대로 정광훈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탄에 맞고 쓰러진 최미애 열사,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싸워온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의 묘역을 둘러봤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서 참배에 앞서 전두환씨의 기념비석을 밟고 있다. 해당 비석은 1982년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를 발견한 5월단체가 비석을 수거해 구 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이 밟을 수 있도록 땅에 묻어놨다. 2021.5.1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서 참배에 앞서 전두환씨의 기념비석을 밟고 있다. 해당 비석은 1982년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를 발견한 5월단체가 비석을 수거해 구 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이 밟을 수 있도록 땅에 묻어놨다. 2021.5.18/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세월호참사 희생자 안주현군의 어머니 김정해씨(51)는 "5·18묘역에 와서 보니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도 또 다른 의미의 참사"라며 "참혹한 역사적 사실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거나 왜곡돼 알려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은 "2014년 세월호참사 이후 해마다 5월18일이면 광주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며 "참사를 겪고 나니 5·18 당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심정과 아픔이 공감됐다. 묘역 곳곳에 유가족의 슬픔이 서려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전날인 17일부터 광주를 찾아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고, 이날은 구묘역에 이어 신 묘역(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과 5·18추모기록관을 방문한 뒤 경기 안산 등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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