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 부활 시켜야, 정치인도 코미디 대상" 촉구한 국회의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5.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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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사진=KBS2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딸 채윤이가 '아빠는 항상 스타'라고 하는데 '개그콘서트'가 없어져 한 순간에 직업을 잃었다. 딸을 위해 트롯 가수로서 더욱 더 노력하고 있다".

지난 15일 KBS2 예능 '불후의 명곡' '개그콘서트 동창회' 특집에 트롯 가수로 출연한 개그맨 송준근씨가 한 말이다. 송씨는 "개그콘서트는 남을 웃기는 즐거움을 알 수 있게 해준 귀한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공영방송 KBS에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서민에게 웃음을 주는 공적 역할을 위해 개그콘서트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한 국회의원의 의견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 얘기다.

이 의원은 17일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KBS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2020년 6월 26일 1050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 지 1년 가까이 된다"며 개콘 부활을 위한 KBS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개콘이 20년 넘게 우리 국민들의 크고 작은 웃음을 책임져 왔지만 폐지되면서 국내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명맥이 끊기게 됐고 이와 함께 개그맨 공채제도도 폐지됐다"며 "그 이후 1년 동안 빈자리를 더 나은 것도 없는 각종 트로트 관련 예능프로그램이나 상업주의 기반의 개인 미디어가 차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1년 넘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민들 일상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팍팍한 삶이 이어지는 요즘, 코미디는 우리 국민의 시름을 잠시라도 달래줄 수 있는 양념같은 것인데 공적 역할을 해야하는 공영방송에서조차 버림받은 셈"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개콘은 공영방송 KBS에서 시청률이 30%를 상회할 정도로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오던 프로그램이었다. 단순히 시청률이 떨어지고 수입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폐지했지만 그것으로 얻은 사회적 이득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또 합리적인 결정이었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개콘이 없어지면서 수많은 개그맨들은 본업과 동떨어진 생업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걱정하고 있고, 개그맨을 꿈꿔온 수많은 젊은이들에게는 꿈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감을 안겨줬을 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한국방송공사'가 되려면 시청률과 수입 측면으로만 프로그램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KBS는 금액이 크든 작든 국민들로부터 준조세와 다름없는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만큼 코로나19와 경제불황으로 무기력해진 국민들께 기쁨과 웃음을 주는 공적 역할도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KBS는 개콘을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와 웃음 코드를 반영한, 명실상부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부활시켜야 한다. 정치인도 기꺼이 코미디 대상이 되고 싶다"며 "개콘을 통해 서민들이 일상의 어려움을 잠시 잊고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도록 TV에서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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