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선호 때문에…中 남성 3000만명 배우자 못찾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5.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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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한 커플이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중국 베이징에서 한 커플이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에서 3000만명 넘는 남성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배우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과 오랜 기간 사회에 뿌리박힌 남아선호 사상의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주 발표한 제7차 인구센서스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짝을 찾지 못한 중국 남성이 3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센서스 결과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1200만명의 신생아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111.3으로 집계됐다. 2010년 118.1에 비해 다소 완화됐지만 성비 불균형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인구는 약 14억1178만명으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각각 51.24%, 48.76%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비 불균형이 남아선호 사상과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9년 한 자녀 정책을 채택했다. 이후 출산율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2016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한 가정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40년 가까이 지속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은 유교 문화와 맞물려 남아선호 사상을 강화했다. 자식을 하나밖에 낳을 수 없는 상황에서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남아가 선호된 것이다. 스튜어트 지텔-바스텐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는 인구센서스 결과가 딸보다 아들을 갖기를 바라는 중국 가정의 보편적인 욕구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장취안바오 시안 지아오통 대학 인구통계학과 교수는 "1980년에서 2020년 사이에서 태어난 남성이 여성보다 약 3000~4000만 명 많아 신부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이 남아를 우대하는 성 선택적 낙태 관행을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뵨 알퍼만 독일 뷔르츠부르크 율리우스 막시밀리안대 교수는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결혼 적령기에 도달하면 잠재적인 신부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며 "지난해 태어난 1200만 명 중 60만 명의 남아는 같은 나이대의 결혼 상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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