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현대부산신항만(HPNT)에 정박해 있는 '알헤시라스호'에 항만 노동자들이 물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HMM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좋은 매출로 주가 상향을 이끌었지만 급속도로 상승한 만큼 투자의견에 대해선 보수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6일부터 큰 반등을 보였다. 지난 6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1.92% 상승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컨테이너 수요 증가로 인한 실적 호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투자의견은 '중립'이 다수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은 계속되겠지만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한다"며 "다만 목표주가는 5만1000원으로 13.3% 상향, 2021년 추정 영업이익도 4조8838억원으로 17.3% 상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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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및 목표주가 상향에도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도 하향하는 이유에 대해선 "너무 빠른 주가 상승 속도와 피어(경쟁) 그룹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이라고 했다.
양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 300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동사의 시총은 전일 종가 기준 17조7000억원이 된다"며 "이는 당사의 목표주가 기준으로 20조6000억원을 상회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MM보다 컨테이너 용량 및 이익규모가 큰 글로벌 선사들의 13일 기준 시가총액도 에버그린은 130억달러, 하팍로이드는 285억달러, 머스크 492억달러 정도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양 연구원은 HMM의 실적 호전 추세는 3분기까지 이어진다고 봤다. 지난 14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343포인트로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고 5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SC 운임이 2020년 대비 TEU당 7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투자의견 '중립'을 밝혀온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연말까지 점진적인 SCFI 운임 하락을 가정했을 때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4965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8.8배"라며 "글로벌피어 5.8배 대비 고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HMM의 주가는 단기간 급상승하기도 했지만 1년 사이에도 큰 성장을 보였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1년 전인 2020년 5월14일엔 362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4배 가까이 뛴 셈이다.
게다가 실적을 견인했던 해운업의 호황이 영구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된다. 다시 닥칠 수 있는 불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송영훈 연구원은 "SCFI 전망의 핵심은 항구 적체 해소인데 미국은 백신 보급 효과로 3월부터 처리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수에즈 운하 사태로 항구내 컨테이너 적체가 심화되고 있어 연말까지 운임은 더디지만 하락될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6월 만기 예정인 전환사채로 인한 주가 변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 3000억원이 전환되면 10% 주가 희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