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시40분쯤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A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2021. 1.17. /사진=뉴시스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호성호)는 1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4·여)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출생신고를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8년간 하지 않아 피해 아동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성장해왔다"며 "동거남이 피해 아동만 사랑하고 경제적 지원도 제대로 하지 않자 그에 대한 복수심과 원망으로 동거남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피해 아동의 생명을 빼앗는 수법으로 원망을 해소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제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며 "혼자 보내서 너무 미안해, 죗값 다 받고 엄마가 가면 그때 만나자, 사랑하고 미안하고 엄마가 엄마여서 미안해"라고 했다. 이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A씨는 B양을 살해하고 일주일간 자택에 시신을 방치하다 1월 15일 오후 3시 37분쯤 "딸이 죽었다"며 119에 신고한 뒤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지난 1월16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조사 결과 A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고 가출한 상태에서 사실혼 관계인 C씨(47·남)와 2013년에 B양을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남편과 혼인관계에 있어 서류상의 문제로 8년간 B양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B양은 학교에 입학도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C씨는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동생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딸을 보호하지 못한 죄책감'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B양에게 이름을 주고자 출생신고를 추진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검찰 등이 대신 출생신고를 하기 어려워 A씨를 설득했다.
B양은 친모와 법적으로 아직 혼인관계에 있는 남편의 성을 따라 생전 불렸던 이름으로 2월 25일 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