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스물다섯 걸음'…정민씨 사라진 40분, 흔적찾기 한창

뉴스1 제공 2021.05.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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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던 자리부터 친구 잠든 채 발견된 곳까지 10m
잔디 끝 경사면엔 무성한 풀·흙…강변 1m는 암석지대

고 손정민씨와 친구 A씨가 지난달 25일 사건 당시 함께 술을 마신  반포한강공원 내 장소. © 뉴스1 강수련 기자고 손정민씨와 친구 A씨가 지난달 25일 사건 당시 함께 술을 마신 반포한강공원 내 장소. © 뉴스1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이상학 기자 = 25걸음.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가 친구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장소로부터 A씨가 당일 오전 4시20분쯤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까지 거리다.

13일 오후 5시쯤 찾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는 해경의 수중수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손씨의 사망 당일인 오전 2시18분 두 사람이 함께 있던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 속 장소로부터 약 50cm 보폭으로 걸어서 고작 25걸음이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이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장소가 약 10m 정도 떨어져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씨가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잔디 끝 경사면은 무성한 풀과 흙으로 덮여 있었고, 그 사이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닌 듯 길이 나 있었다. A씨는 해당 경사면이 시작되는 지점 쯤에 잠이 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목격자는 이곳에서 A씨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것이 위험해 보여 A씨를 깨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사면을 따라 내려온 곳에는 커다란 암석들이 겹겹이 쌓인 지대가 1m 정도 형성돼 있었다. 이날은 암석지대 끝으로 가야 강물에 닿을 수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물에 잠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에는 이 암석지대가 물에 잠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암석지대는 지난 11일 민간구조사 차종욱씨가 시연을 했던 강변에서 약 10~15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시연 장소는 A씨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경사면 쪽과 달리 암석지대 앞에 뻘이 펼쳐져 있었다.


손정민씨의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새벽 4시20분경 혼자 발견된 장소.(서울경찰청 제공) 2021.5.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손정민씨의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새벽 4시20분경 혼자 발견된 장소.(서울경찰청 제공) 2021.5.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사건 당일 손씨와 A씨는 돗자리를 깔고 있었던 지점에서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3차례에 걸쳐 주류를 구입해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날 손씨와 A씨가 산 술은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 640㎖짜리 소주 2병과 360㎖짜리 소주 2병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오후 10시4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1분까지 3차례에 걸쳐 나눠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술을 구입한지 20여분 뒤인 오전 1시50분쯤 A씨가 춤추는 동영상이 손씨의 휴대전화에 찍혀 있던 점, 오전 2시50분쯤에도 두 사람이 잔디밭에 함께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과 사진 등을 보면 두 사람은 이때까지 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A씨가 오전 3시38분쯤 어머니와 통화하는 것을 봤다는 복수의 진술과 그 옆에 손씨가 앉아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나왔다.

이에 따라 손씨와 A씨는 오전 3시38분까지 함께 있었으나, 늦어도 오전 4시20분쯤부터는 함께 있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당일 오전 3시38분부터 오전 4시20분까지 40여분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전해 들은 손씨 아버지는 "처음부터 익사로 추정을 하고 있었다"며 "정민이가 사망하기 전에 어떻게 물에 들어가게 됐는지 밝히는 것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진상을) 열심히 밝혀 주려고 하는 것 같아 고맙다"며 "50분간의 행적에 관한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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