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전면전 양상…병력소집·아이언돔 추가 배치(종합)

뉴스1 제공 2021.05.12 11:58
글자크기

이스라엘, 가자지구 인근에 '아이언돔' 추가 배치 '대비 태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단행했다. © AFP=뉴스1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단행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흘째로 접어든 양 측의 폭력 사태로 인해 팔레스타인에서만 3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에서도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들은 이번 갈등이 단시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 아이언돔 추가 배치…전면전 대비 태세



이스라엘은 8개 대대 규모의 예비역을 소집하고 가자지구와 인접한 지역에 미사일 요격체계 '아이언돔'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대적인 준비 태세에 나섰다.

하마스를 주축으로 한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하드 단체들은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500여발을 발사했다.

잇따른 공습경보 사이렌에 텔아비브 주민 대다수를 포함, 이스라엘 시민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80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의 하마스 목표물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세를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날아든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500여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군은 특히 가자시티에 있는 13층짜리 주거용 건물을 타격했는데 건물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직후 완전히 붕괴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가 이 건물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공습 약 한 시간 전 공습과 관련된 정보가 담긴 경고문을 받았지만 모두 무사히 대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즉각 보복을 예고한 하마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향해 로켓 130기를 발사했다. 하마스의 공격 예고에 이스라엘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중단했다가 해제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벌였다. © AFP=뉴스1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벌였다. © AFP=뉴스1
◇ 네타냐후 "무거운 대가 치르게 할 것" 엄중 경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에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사망자 중에 어린 아이 10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민간인 밀집 지역에 무기와 발사 시설을 배치하고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군사 목표물만을 타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것들은 주택과 안마당, 학교나 사원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와 대척점에 있는 하마스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마스는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와 함께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를 이루고 있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지도자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과 알아크사에서 불을 지폈고 불길이 가자로 번진 것"이라며 "따라서 이스라엘이 이런 결과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하니예는 유엔을 비롯해 카타르, 이집트 등 국제사회의 진정 노력이 있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만약 그들이 (갈등의) 고조를 원한다면 저항자들(하마스를 지칭)은 준비돼 있다. 그들이 중단하고자 한다면 저항자들 역시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애슈켈론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AFP=뉴스1하마스의 로켓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애슈켈론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AFP=뉴스1
◇ 이-팔 무력 갈등 원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소요 사태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 몇 주 째 이어져 온 갈등이 폭발하면서 격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 새 동예루살렘에선 셰이크 자라 주거지역의 아랍인 가구에 대한 강제 퇴거와 관련한 이스라엘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도 긴장이 고조됐다.

여기에 라마단 기간 동안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군경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벌여온 유혈 갈등까지 겹쳐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이스라엘 군경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300여명이 부상하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도 대응에 나섰다.

알아크사 사원은 유대교 최대 성지인 '통곡의 벽' 템플마운트(성전산·아랍명 하람 알샤리프)에 위치해 있다. 템플 마운트가 있는 동예루살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후 현재까지도 분쟁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이처럼 심화한 것은 2014년 전쟁 이후 처음이다. 당시 7주 동안 계속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주민 2100명, 이스라엘인 73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자지구는 폐허가 됐다.

◇ 진화 나선 국제사회…12일 안보리 비공개 회의

양 측 간 갈등이 악화하자 국제사회도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해법으로 여겨지는 2국가 해법(2-state solution)을 재확인하며 예루살렘이 공존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기 다른 2개의 국가로서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일방적으로 인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팔레스타인은 미국이 동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부인했다며 강력하게 항의의 뜻을 밝혔고 미국 정부와의 교류를 단절했다.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쳤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과 관계 회복 방안을 모색해 왔다.

출범 직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쇄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연락사무소를 다시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번 소요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2일 비공개 회의를 열 계획이다.

전날 소집된 안보리 긴급회의에선 이스라엘 최대 우방인 미국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