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1회 선제 솔로포를 치고 미소 짓고 있다./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가 제이미 로맥(36)을 거르고 추신수(39)와 승부를 택했다. 이 상황을 맞이한 추신수의 생각은 어땠을까. 오히려 만루가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SSG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4연승을 질주했고, 단독 2위로 점프했다. 반면 롯데는 3연패에 빠졌다.
그래도 출루는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전날(11일) 경기서도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지만 볼넷 2개를 얻어낸 바 있다. 5월 한 달간 3안타를 치는 동안 볼넷은 9개를 얻어냈다.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은 "볼넷으로 많이 나가고 있다. 안타가 당장 나오지 않아도 곧 나올 것 같다. 항상 열심히 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추신수가 바로 응답했다.
3회와 5회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0으로 앞서던 6회초 2사 만루 기회를 맞이했다. 상황이 묘했다. 롯데 벤치는 2사 1, 3루 상황이 되자 로맥을 자동고의4구로 걸렀다. 추신수와 승부하기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투수를 우완 서준원(21)에서 좌완 김유영(27) 로 바꿨다. 추신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김유영의 5구째 144km 직구를 받아쳐 내야 안타를 만들었고, 타점을 올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였다.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상황이 만루다. (만루가 되면)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더 긴장하기 마련이다"면서 "자신있었다. '어떻게 보여줘야 되겠다'보다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황이어서 로맥이 볼넷으로 나갔으면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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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향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전날 경기 첫 타석에서 자신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준 팬들에게 화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추신수는 "어제 경황이 없었다. 첫 타석 때 팬분들이 환호를 해주셨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타석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집중하느라 경기 끝날 때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 "인사도 드려야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해 아쉽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이날도 고향 팬들에게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추신수는 우익수 수비에 나섰는데, 1루 측과 외야에 있던 팬들이 그를 향해 열띤 환호를 보냈다고. 추신수는 "오늘 같은 경우도 외야 수비할 때 많은 팬분들이 힘내라는 그런 말들을 해주시더라. 정말 좋았다. 관중석을 보니 어린 시절 여기서 야구를 응원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나더라. 나에게 사직야구장은 정말 특별한 곳이다"고 감회에 젖는 모습도 보였다.
지금은 비록 타율 2할 초반대의 부진을 겪고 있지만 언젠가는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추신수는 "타율은 많이 아쉽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고, 자신감도 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산전수전을 겪었다. 2015년에는 1할로 시작하기도 했다"며 "몸 상태도 좋고, 팀 분위기도 좋다. 시즌이 끝났을 때는 지금보다 분명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어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