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을 앞두고 아버지 손현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1.5.5/뉴스1
지난 4일 사고 장소 인근 물속에서발견된 빨간색 아이폰은 A씨 휴대전화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번에 발견된 아이폰도 A씨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포렌식 가능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과거 한동훈 검사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업무폰도 '잠금'돼 있는 '아이폰' 기종이어서 수사기관에서 포렌식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민간 디지털포렌식 전문기관인 한국디지털포렌식센터 관계자는 "아이폰도 기종마다 다르고 증상마다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할 수 있는 증상이 있고 해결 안 되면 외국에 보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모든 증상에 대해 다 풀 수 있는 건 아니고 경우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고 장비를 민간보다 더 갖춘 수사기관에선 기본적으로 대부분 잠금을 풀고 포렌식을 할 수는 있지만 아이폰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많이 소요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아이폰 잠금을 푸는 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무한복제 한 뒤 경우의수를 넣어 6자리 비밀번호를 맞추는 등의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풀 수는 있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려 수사대상인 경우라면 수사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폰은 잘못된 비밀번호를 계속 입력하면 초기화(자동 포맷)가 발동돼 내부 저장된 데이터가 포맷되는 데 이것을 피하려면 기기 내 데이터 저장 장치를 분리한 뒤 안에 들어있는 내용을 복제한 뒤 가상 아이폰 상태를 만들어 무작위 암호를 계속 대입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식을 쓰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아이폰 복제와 무작위 비밀번호 대입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데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고 경우에 따라 아예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소위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 추진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한동훈 검사장의 아이폰을 압수했으나 비밀번호를 안 알려줘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이었다.
그에 반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서울동부지검 수사관이 유재수 전 부산경제부시장 감찰방해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기에 앞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때엔, 압수된 수사관의 아이폰을 대검 포렌식센터에서 수개월에 걸쳐 잠금을 해제한 바 있다.
5일 새로 발견된 아이폰에 대해 손정민씨 아버지 손현씨는 "친구 휴대폰을 찾아도 경찰을 못 믿겠으니 경찰에 포렌식을 맡기지 말고 민간업체에 맡기라는 분도 있다"며 "그렇지만 휴대폰을 찾으면 결국 경찰에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정민씨의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정민씨와 함께 한강공원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새벽 4시30분 홀로 귀가하면서 자신의 아이폰 대신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갔다고 진술한 바 있다. A씨는 술에 취해 정민씨의 휴대폰을 잘못 가져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