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수주 활황이라더니 삼성重, 실적 쇼크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5.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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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9,450원 ▼150 -1.56%)이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최근 수주가 잇따르고 있지만 인도까지 시간이 걸려 2023년에야 흑자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6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12.85% 떨어진 624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에 기록한 52주 최고가(8000원) 대비 20%이상 빠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일 장마감후 1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1조574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적자는 5068억원에 달했다. 시장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는 영업적자 412억원이었다.

영업손실 중 4400억원이 일회성 손실이었다. 강재 가격 인상 1190억원, 신규수주 공사손실충당금 인식 1230억원, 미인도 된 드릴
십(시추선) 평가손실 2140억원 등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3기 매각을 진행했으나 매수자의 계약금 불입으로 불발됐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기다.



드릴십은 3년 전부터 삼성중공업의 애물단지였다. 유가 하락으로 선주 측이 드릴십을 인도 거부하면서 삼성중공업은 평가손실을 감내해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에도 드릴십 재고자산과 관련된 비용 4540억원을 반영하며 영업적자 7077억원을 기록, 실적 쇼크를 낸 바 있다.

강재 가격도 추가로 인상되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1분기 타결된 강재 가격(톤당 72만원)을 남은 잔고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추후 강재 가격이 인상된다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매출액은 7조1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낮췄고, 영업손실은 연간 7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흑자전환 시기는 2023년으로 명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재무 악화로 감자도 결정했다.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낮추는 무상감자다. 액면가를 낮춰 발행 주식수에는 변동이 없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7월26일이다.

지난 6년간 누적된 적자로 1분기 기준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62%에 달한다. 올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도 14%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감자와 함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다가올 차입금 약 1조5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유상증자는 불가피하다"며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자, 유증, 차입금 상환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은 19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드릴십 매각과 조선 수주가 지켜볼 대목이다.

회사 측은 드릴십 매각과 관련해 "기존 매수처의 독점적 협상권은 해제됐지만 다른 유럽사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협상 진행이 유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3월까지 51억달러를 수주했다. 현재 수주와 선가가 동반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만 "지금의 수주가 손익에 반영되는 데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며 "당장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어 유증 일정과 가격 확정 전까지는 적정가치 산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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