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늘어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뿐 아니라 관세 혜택을 적용받으려면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업체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공장이 없는 곳이기도 해 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업계는 삼성SDI의 수주잔고가 이미 2019년 3분기 기준 약 400억달러(약 45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660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향후 몇 년 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대차가 출시할 하이브리드 차량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나는 수요를 대응하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증설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신북미협정(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간 협정)이 지난해 7월 발효됐다. 새로 적용되는 USMCA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완성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역내가치비율' 75%를 의무적으로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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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핵심 생산 부품 비중을 기존 62.5%에서 최대 75%까지 늘려야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의 40~45%는 시간당 16달러 이상의 임금을 받는 역내 근로자가 만들어야 한단 뜻이다. 시간당 16달러 이상 임금을 받는 곳은 해당 역내에서 사실상 미국을 지칭한다.
USMCA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현지 일자리 창출 및 보호를 위해 도입됐다고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진다. 특히 최근 반도체 수급난을 겪으며 신 행정부도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셀 생산공장 후보지는 미시간주와 선벨트 지역(미국 남부 15개주) 등 두 군데로 압축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대차, 기아차, GM, BMW, 벤츠 등 다양한 업체들의 자동차 공장이 밀집한 선벨트 지역의 경쟁력이 더욱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DI는 국내 3대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내 배터리셀 생산 공장이 없다.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이 있지만 이는 셀을 직접 생산하는 곳이 아닌, 셀을 들여와 팩 및 모듈을 조립하는 공장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단독 배터리셀 공장을 갖고 있고 현재 오하이오주에 GM과 함께 합작 공장도 짓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1·2공장을 건설 중이다.
다만 삼성SDI는 최근의 수익성 개선 및 유럽 시장의 큰 폭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월 헝가리 배터리셀 공장에 대해 1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헝가리 제 2공장 설립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삼성SDI 측은 미국 공장 투자설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27일 오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어난 2조9419억원, 영업이익은 161.6% 늘어난 141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