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지난해 12월28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음식배달대행 종사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2020.12.28/뉴스1
온라인플랫폼의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이지만 IT(정보기술)·벤처업계는 신산업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온라인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가 불명확한데다 굳이 새로운 법을 제정하지 않아도 기존 법에서도 다룰 수 있다는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소관의 또 다른 제정안으로 입법을 시도하는 것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주무부처가 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먼저 신성장 산업에 규제를 도입하는 법인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온라인플랫폼과 이용사업자 간에 갑을관계가 무조건 전제되는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성호 회장은 "공정위가 입법예고 당시 이 법의 적용대상이라고 밝힌 오픈마켓, 배달앱, 앱마켓, 숙박앱, 승차중개앱, 가격비교사이트, 부동산·중고차 등 정보제공서비스, 검색광고서비스 중 일부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관련 시장에서 활발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그 경쟁상대는 국내보다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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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교수도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는 다른 온라인플랫폼으로 전환이 자유롭게 가능하며 다수의 온라인플랫폼에서 동시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온라인플랫폼 중개사업자가 이용사업자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부분 플랫폼업자들이 여전히 적자상태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2021.4.22/뉴스1
기존 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회장은 "공정거래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뿐만 아니라 약관규제법, 대규모유통업법, 표시광고법, 개인정보보호법, 전자상거래법 등 무수히 많은 법률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거래 확보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규제들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업계의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정도로 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불공정 지위 심화…입점업체 단체구성권도 필요" 신속 도입 의견그러나 소상공인업계의 생각은 달랐다. 차남수 본부장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올해 3월 조사를 인용하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오픈마켓 입점업체 98.8%, 배달앱 입점업체 68.4%가 찬성하다"고 말했다.
차 본부장은 "플랫폼 업체의 최저가보상제 도입을 위한 할인비용 전가 등 플랫폼 시장 독과점에 따른 불공정 지위가 심화되고 있다"며 "중개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함을 높이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이번에 국회에서 신속하게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위 창립 40주년 학술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이날 조 위원장은
한편 공정위와 별도로 방통위를 소관부처로 하는 법안(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 전혜숙 의원 대표발의)에는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현재 공정위와 방통위는 급증하는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규제 권한을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김윤정 연구위원은 이날 "정무위원회에 발의돼 있는 6개 법안들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전혜숙 의원안보다 기술혁신을 덜 저해하면서도 소상공인 보호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사전규제를 최소화함으로써 혁신저해 방지 측면에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보다 우수하다"며 "또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게 규모요건의 차별 없이 공평한 사후규제를 적용하므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