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만에 SNS 재개 이재명, '은유·비유'로 말하고 싶었던 속내는?

뉴스1 제공 2021.04.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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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참패 뒤 자기 반성문…“청렴·변화·민생개혁 실천” 주문
국민 원하는 감성정치 강조…“작은 변화 꾸준히 만들어내는데 집중”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7재보선 패배 이후 12일 만인 20일 SNS를 재개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화두가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라고 했다./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7재보선 패배 이후 12일 만인 20일 SNS를 재개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화두가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라고 했다./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7재보선 패배 이후 12일 만인 20일 SNS를 재개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화두가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라고 했다.

이는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이 4·7재보선에서 참패한 뒤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준엄한 결과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한 말과 맞닿아 있는 자기반성문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철저하게 반성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생 개혁 실천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큰 심판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한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선시대 다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낸 관감당 이원익 선생의 대동법 시행과정을 설명하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게, 민생개혁 목소리의 크기만큼 실제 국민의 삶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을 묻는 지점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는 완평 이원익 선생 말년의 거처인 관감당이 있다”며 “관감당은, 청백리였던 이원익 선생이 다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내고도 퇴직 후 비가 새는 두 칸 띠집에 사는 것을 알게 된 인조가 ‘모든 관료들이 보고(觀) 느끼도록(感) 하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익 선생은 광해군 1년에 경기선혜법(경기도 대동법)을 시행함으로써 조선시대 최고의 개혁인 대동법의 초석을 놓았다.

청렴의 길을 걸었던 이 원익선생 처럼 민주당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간접화법으로 이야기했다는 분석이다.


또 국민 마음을 얻기 위해선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변화는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민생을 최우선했던 선현들의 대를 이은 노력이 100년에 걸쳐 대동법을 완성했듯이, 티끌만한 성과를 부지런히 이뤄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태산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분들께 감히 비할 수 없겠습니다만, 마음만은 늘 따라가고자 하루하루를 다잡는다”며 “경기도 사업 중에 사소해보이지만 유독 전국최초가 많은 것은 온갖 영역에서 작을지라도 조금이나마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최대한 찾아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변화 대신 기득권에 안주하게 되면 국민 눈 밖에 나게 되고, 그것이 쌓이게 되면 결국 국민심판을 맞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개혁을 실천함으로써 멀어진 국민들의 마음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받다 18세가 되어 시설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기 위한 주거,자립지원금 증액, 사회적기업 고용기간 연장이나, 산재보험사각지대에 처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료 지원 사업도 작은 것부터라도 바꿔보자는 노력의 일부”라며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같은 여러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권한과 역할이 제한적이고 비록 세상을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한 작은 시도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게는 절실한 민생 문제”라며 “일을 추진하다보면 수술실 CCTV 설치처럼 높고 두꺼운 기득권의 벽을 만나기도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기득권에 굴복하면 변화는 요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정의 주체인 주권자인 국민들이 원하는 감성행정이나 감성정치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민생을 해결하는’ 정치의 효용성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면, 벽이 아무리 높다 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지사가 약간은 은유법 관점에서 메시지를 많이 남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며 “그런데 도지사 직분으로 대놓고 민주당 개혁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봤더니 도민들이 원하는 작은 일부터 잘하면 그게 큰 개혁이고 민생혁신이라는 것을 반어법으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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