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대한통운 '택배 테트리스' 닮았다…숨은 '물류SW' 강자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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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의 최적화 알고리즘과 노르웨이 물류 설비 기업 오토스토어(AutoStore)의 설비가 적용된 물류 현장 풍경. /사진=LG CNSLG CNS의 최적화 알고리즘과 노르웨이 물류 설비 기업 오토스토어(AutoStore)의 설비가 적용된 물류 현장 풍경. /사진=LG CNS


LG CNS가 최근 물류 자동화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의 물류자동화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LG CNS가 이를 제어하는 SW 수요를 적극 공략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다.

21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해 76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물류자동화 SW 시장에서 30%를 점유하며 관련 업계 1위를 차지했다. LG그룹 계열사인 판토스뿐 아니라 마켓컬리, 쿠팡, CJ대한통운,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물류 기업들이 LG CNS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적화 알고리즘 적용한 '물류센터 두뇌' 개발·적용
물류센터에는 컨베이어 벨트나 배송지별로 상품을 배치하는 분류기(Sorter) 등 필요한 설비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인 '물류센터 통합제어 시스템'(WES)이 들어간다. WES는 물류센터의 '두뇌'격으로 전체 설비를 통합 제어·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물류 설비가 아무리 최신식이더라도 WES 성능에 따라 효율성이 다를 수 있다.

LG CNS는 이 WES에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류센터의 시간 당 고객 주문을 최대로 처리할 수 있게 구현했다.



대표적인 알고리즘이 블록을 끼워맞춰 쌓아 나가는 '테트리스 게임'을 본딴 '테트리스 알고리즘'이다. 물류센터에서 여러 개의 물류 상품을 담아 이동하는 '토트박스'에 최대한 많은 상품을 담을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이를 활용하면 한번에 운반할 수 있는 양을 늘리고 작업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생긴다.

LG CNS는 이밖에도 고객 주문 데이터에 담긴 각종 변수를 분석해 같은 시간 내에 가장 많은 고객 주문을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최적의 상품 공급 순서를 계산하는 알고리즘과 작업자에게 시간당 업무량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알고리즘도 WES에 적용했다.

물류 IT 전문 조직·설비社와 파트너십으로 영업망 확장
LG CNS는 지난해 물류IT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가 하면 국내외 20여곳 이상의 설비·자동화 기업과 다각적인 파트너십을 맺으며 물류업계에 WES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계 3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한 노르웨이 스마트 창고 제작 기업 '오토스토어(AutoStore)'가 LG CNS의 대표적인 협력사다. 오토스토어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 40%를 28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기업이다. LG CNS는 오토스토어와 함께 물류 설비와 WES를 국내 유명 유통사·마트 2곳에 납품했다.

LG CNS는 지난해 9월 설립한 물류 IT 전문 조직 '로지스틱스DX랩(Logistics Digital Transformation LAB)'을 통해 향후 인공지능(AI) 화물 분류와 AI 피킹 로봇, AI 물품 검수 등 AI 솔루션 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로지스틱스DX랩'은 최적화 알고리즘뿐 아니라 AI와 디지털 트윈, 물류 로봇, 물류 사물인터넷(IoT) 등 물류 특화 IT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물류의 중심 축이 과거에는 HW(설비)에서 최근 SW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LG CNS의 최적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대량 주문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대형 이커머스 물류센터 내부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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