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들, '세븐일레븐'처럼 해외진출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4.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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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편의점들이 해외진출을 위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CU 말레이시아 1호점의 모습(왼쪽)과 GS25 베트남점의 모습(오른쪽)./사진= 각사 제공국내 편의점들이 해외진출을 위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CU 말레이시아 1호점의 모습(왼쪽)과 GS25 베트남점의 모습(오른쪽)./사진= 각사 제공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스터프랜차이즈'가 떠오르고 있다. 이미 해외진출 실패의 쓴맛을 본 편의점업체들이 사업 실패로 인한 부담을 덜면서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GS25·CU·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들이 최근 직접 투자가 아닌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란 가맹 사업자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에 실질적인 운영권을 맡기고 자사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글로벌 세븐일레븐도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해 국내에 진출한 바 있다.



국내 편의점들이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해외 사업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해외 사업의 경우 사업 자체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국제 상황이나 양국 간 관계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지 사업에 성공하더라도 국제 관계 때문에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CU는 국제적인 상황 때문에 두 차례나 해외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2017년 이란 테헤란로 '써데기예'점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을 시작하려던 CU는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계속되면서 현지 파트너사가 가맹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시도한 베트남 진출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9월 현지 기업과 계약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 감염 확산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자 결국 사업을 중단했다.



국내 편의점들, '세븐일레븐'처럼 해외진출 성공할까
이처럼 해외사업은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쉽사리 직접 투자를 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인다. 만약 CU가 마스터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접투자 방식으로 이란과 베트남에 진출했다면 사업 실패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껴안아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 투자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시작했던 GS25도 최근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몽골 재계 2위인 숀콜라이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몽골 1호점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GS25가 베트남 사업 직접 투자로 지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또 다른 나라에 직접 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25 베트남 사업은 3년 만에 점포 수가 100개로 늘어나며 매출이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당기순손실 역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만 6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GS25는 2018년 초 베트남 '손킴그룹'과 손잡고 지분 30%를 투자해 합작법인을 세웠는데 점포 수 확장 등으로 인해 매년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선 점포 수가 1000개 정도는 넘어야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마스터프랜차이즈로 방식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사업 방식마다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어느 방식을 확정해서 해외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국내 편의점들의 해외 진출이 아직 과도기인 만큼 위험 부담이 덜한 마스터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경우는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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