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일본은 미국에 이용당할뿐…중국과의 관계에 힘써라"

대만 거론한 미일 성명에 대해 "내정 간섭 말라"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중국 관영매체가 16일(현지시간)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직접 언급한 사실에 대해 내정간섭이며 이러한 행동들이 계속된다면 중일관계 등에서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중국 외교부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중국과 일본이 외교관계를 맺기 전인 1969년 사토에사쿠 일본 전 총리와 리처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일본이 이번에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이 명기되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워싱턴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그후 중국 외교부는 "미일 동맹은 자유와 개방을 설파한다는 목적으로 세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우리는 주권, 안보, 개발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도 "대만,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의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정상적인 양국 관계의 범위를 넘어 제3자 이익에 해를 끼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은 국가 주권, 안보, 개발 이익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계획은 시대적 흐름과 역내 국민들의 의지에 어긋난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해칠 목적으로 고안됐지만 결국 그들 자신을 해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성명이 2018년 이후 개선되고 있는 중일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옳은 선택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2020년에 일본 최고의 수출국이 되어 미국을 앞질렀고 해외에 팔리는 일본 제품의 22% 이상을 소비했다고 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학 연구원인 뤼샹은 "중국의 핵심 관심사인 대만 섬에 대한 간섭이 고조됨에 따라 중일 관계가 위태로워졌다"며 "중국과 가까운 이웃 국가로서 일본은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2022년 2분기까지 일본 경제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이 경기부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는 행동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일 공동성명은 일본이 안보와 정치 면에서 미국의 신하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며 "미국의 인도·태평량 전략에 일본은 이용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그들이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필요한 의제들을 제쳐두고 단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해 편협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위선이고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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