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예고한 주호영… 野 당권 레이스, 여전히 '안갯속'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1.04.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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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이 차기 당 대표 도전 수순에 돌입하면서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변곡점이 도래했다. 최대 경쟁자인 정진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주 대행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다만 아직까지 후보군이 뚜렷하지 않아 여러 변수들이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 대행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표 권한대행과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겠단 의사를 밝혔다. 주 대행은 "조속히 정상 지도체제가 등장하는 게 바람직하고 임시 체제가 오래가는 건 맞지 않다"라며 "빨리 원내대표를 뽑고 전당대회를 해서 대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조기 퇴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냐는 질문에는 "그건 안 했다. (남은) 원대직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주 대행은 오는 19~21일 4월 임시국회의 대정부 질문이 마무리되면 물러날 전망이다. 이후 공식적인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힌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주 원내대표와 정 의원의 단일화설이 흘러나왔던 만큼, 두 사람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주 대행이 당권 레이스에서 한 발 더 앞서가게 됐다. 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주 대행 지지를 표명하진 않았으나, 주 대행의 당권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TK(대구·경북)가 나가야 된다고 누가 그래서 (불출마 했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조경태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과 조경태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재로선 TK 의원 중 유일한 당권 주자라는 점도 주 대행의 우위를 점치는 이유다. 당의 주류인 TK가 전체 당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TK 당심은 전당대회 결과를 좌우할 만한 영향력을 가진다. 야권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탈지역 행보를 펼쳤더라도 당의 주류가 TK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당원들 중 상당수가 TK에 적을 뒀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인물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TK 당원들이 지지가 TK 후보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5선 조경태, 4선 홍문표·권영세, 3선 하태경·윤영석, 초선 김웅 의원 등이 현역 후보군으로 꼽힌다. 조경태, 홍문표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권영세 의원도 조만간 본격적인 당권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홍문표 의원은 지난 14일 중진연석회의에서 주 대행과 정 의원의 단일화 논의를 담합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구태정치', '나눠먹기', '패거리 정치' 등 날선 표현을 동원했다.

원외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무성 전 의원과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후보 난립 협상이 벌어질 경우 지지층 확대를 위한 단일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여러 후보들이 나와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민주적 선택권 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지역 안배와 같은 과거 논리에 갇힐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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