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화장실 10번' 일상생활도 힘겨운 간질성방광염

머니투데이 손기정 일중한의원장/한의학박사 2021.04.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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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② 간질성방광염

편집자주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손기정 일중한의원장/사진제공=일중한의원손기정 일중한의원장/사진제공=일중한의원


중년 여성 한분이 어두운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섰다. 벌써 1년 넘게 아랫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잦은 소변 증세에 시달린다고 한다. 병원 세 곳을 찾아 방광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될 뿐,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한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간질성방광염은 소변을 담는 방광의 용적이 줄면서 빈뇨, 야간뇨, 급박뇨 등 배뇨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소변이 점점 차오르면 통증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며, 소변을 보고 나면 다소 통증이 줄지만 심하면 1시간에 10회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심각한 통증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간질성방광염이 있는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의 빈도가 3배 이상 높게 나타나며 불면증, 외출에 대한 불안감, 자신감 저하 등 2차적인 문제로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방광염에 취약한 중년 여성이 대다수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 증세를 가진 남성들도 안심하지 못한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방광 근육 조직의 섬유화가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섬유화는 우리 몸의 일부가 본래의 탄력을 잃고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다. 방광염을 오래 앓거나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떨어져 소변을 시원하게 배출하지 못하면 방광 근육 조직이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아 섬유화로 이어진다. 이 경우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이나 일반적인 방광확장술이나 보톡스 주사, 레이저 소작술 등 여러 치료법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거나 호전이 미미한 경우도 많다.



방광염 중에서도 급성은 대부분 쉽게 치료되지만 간질성방광염은 세균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도 듣지 않고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다행히 최근 한방치료가 활발하며 결과도 좋다. 섬유화로 손상된 방광 근육을 회복하고 방광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을 주력으로 빈뇨와 통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간질성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세균성 방광염을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과민성방광이나 만성방광염을 반복적으로 앓는 환자들은 방광 근육조직이 더 손상을 받지 않도록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

일상생활 중에는 반신욕, 하복부 찜질을 자주 해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체력 소모가 많은 격렬한 운동을 하지 말고 맨손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요의를 부추기고 염증을 악화하는 술과 방광 점막을 자극하는 커피(카페인)와 탄산음료는 피해야 한다. 맵고 짠 음식, 특히 고추에 있는 캡사이신은 방광 자극을 부추겨 소변 불편을 악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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