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임금삭감 등 '가시밭길'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4.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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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임금삭감 등 '가시밭길'


쌍용자동차가 10년만에 다시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다. 지난달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계약 불발로 이미 법정관리가 기정사실화됐던 만큼 향후 회생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법조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부터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회생절차 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정 본부장은 관리인 자격으로 재산 처분권을 넘겨 받으며 법원은 채권 등 이해 관계자의 법률관계 조정을 돕게 된다.



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법원은 조사위원의 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청산·존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산(파산)쪽으로 결론이 나면 쌍용차의 회생절차는 폐지되고 채권단에 대한 채무변제 등을 진행하지만 존속으로 판단되면 채무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본격적인 회생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쌍용차의 파산보다는 존속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수년간 적자 행보를 거듭해온 만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청산시 쌍용차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실업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새 투자자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라는 관측이다. 업계는 법원이 '인가 전 M&A(인수합병)' 방식으로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 국내업체들이 법원에 쌍용차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투자여부를 확답하지 못했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도 회생절차 개시 이후 다시 인수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차는 이와 별도로 채권 변제 방식 및 자체 자구책 등을 포함한 회생계획안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쌍용차 부품업체들은 다음주 중으로 채권단을 정식 구성하고 쌍용차와 회생채권 변제 방식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쌍용차가 내놓을 자구책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임금 삭감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금 삭감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다른 부차적인 방법도 고민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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