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4조 '동남아 우버' 그랩, 美 상장…韓기업들도 '대박'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4.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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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 플랫폼 업체 그랩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랩은 이날 벤처캐피탈 알티미터캐피탈의 스팩(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 '알티미터그로스'와 합병에 합의했다. 합병 회사의 기업가치는 396억달러(약 44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스팩 합병 사상 최대 기업가치로, 직전 최대 기록 160억달러(유나이티드홀세일 모기지)의 2배를 훌쩍 넘는다. 2019년 10월 그랩 기업 가치(150억달러)와 비교해도 2.5배 이상 크다.



그랩은 이번 스팩 합병에 수반되는 상장지분사모투자(PIPE)를 통해 최대 45억달러의 현금을 쥐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스팩 상장 시 이뤄지는 PIPE는 기업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일종의 사모투자다. WSJ에 따르면 알티미터캐피탈이 주도하는 그랩 PIPE에는 자산운용사 블랙록, 티로우프라이스, 모건스탠리의 자산운용사 카운터포인트 글로벌펀드,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무다발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출자한다. 그랩의 주식은 합병이 완료되는 대로 나스닥에서 ‘GRAB’이란 명칭으로 거래된다.

그랩의 몸값이 뛰며 앞서 이 기업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지분 이익도 늘어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8년 그랩에 2억7500억달러(현대차 2억달러, 기아차 7500억달러)를 투자했고 같은 해 SK그룹이 SK(주) 주도로 2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 해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도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그랩은 차량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음식·식료품 배달, 디지털 결제, 기타 금융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8년 우버 동남아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을 장악했다. 동남아 8개국에서 그랩 앱 다운로드건 수만 2억1400만 건 이상이다. 지난해 팬데믹 국면에서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며 이용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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