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 진심인 신세계 … 1450만 시장 잡나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4.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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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시티 부천의 옥상정원, 스타가든에서 엄마와 아이, 반려견이 함께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스타가든은 초화화단, 메도우가든, 허브정원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쇼핑몰에서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2020.4.24/뉴스1  스타필드 시티 부천의 옥상정원, 스타가든에서 엄마와 아이, 반려견이 함께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스타가든은 초화화단, 메도우가든, 허브정원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쇼핑몰에서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2020.4.24/뉴스1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반려동물 출입허용, 애견전문숍 몰리스펫샵, 그리고 SSG랜더스 마스코트 '랜디'까지…'

신세계그룹의 반려동물 친화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개막전이 펼쳐진 '인천SGG랜더스필드'의 그린존은 '몰리스그린존'으로 새롭게 변경됐다. 기존에는 'T그린존'으로 운영됐지만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몰리스펫샵(Molly's Pet Shop)'에서 이름을 따와 몰리스그린존으로 바꼈다.

몰리스펫샵의 '몰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반려동물 이름이다. 정 부회장은 동물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철학이 브랜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 부회장은 여러 차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 자신이 키우고 있는 '몰리'와 '마리'의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해당 좌석은 옛 SK와이번스 시절 1년에 한 번씩 '도그데이'를 진행했던 곳이다. 도그데이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세계는 몰리스그린존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주기나 방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의 지금까지의 행보에 비춰 보면 1년 내내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좌석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는 이전부터 반려동물을 위해 지금까지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게 신세계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다.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달리 스타필드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1인 가족이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이 유일한 가족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실제 스타필드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쇼핑을 나온 고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SSG 랜더스의 마스코트 '랜디' 모습SSG 랜더스의 마스코트 '랜디' 모습
또 신세계는 지난달 열린 창단식에서 SSG 랜더스의 마스코트 '랜디'를 공개했는데 랜디 역시 카네코르소라는 이탈리아 원산의 대형견을 모티브로 한다. 용맹함과 충성심으로 가족과 친구를 강인하게 지켜내는 카네코르소를 활용해 랜더스의 새로운 도전과 승리의 과정에 힘을 더해줄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많고 많은 캐릭터들 중에 굳이 개를 모티브로 한 마스코트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신세계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다.


신세계의 반려동물 관련 행보들은 동물 애호가인 정 부회장의 취향도 담겨 있겠지만 사업적으로도 1450만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하고 있다. 반려인 수는 약 1448만에 달해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지난해까지 3조3753억원으로 성장했고 2027년까지 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유통업체들의 반려시장 내 입지는 미약한 게 현실이다. 신세계의 '몰리스펫샵'도 2010년 사업을 시작해 11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지만 2018년 매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7% 감소한 47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장 내 점유율도 5%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신세계가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들을 계속해서 마련해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동물 애호가들을 고객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신세계는 동물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반려동물 가구의 유입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반려동물 동반 쇼핑이 가능한 스타필드, 안내견 출입이 가능한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은 '펫 프렌들리 정책'을 펼쳐 왔다"며 "랜더스필드 몰리스그린존 등 고객 접점 채널에서의 반려동물 친화 정책을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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