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대박 韓 조선, 다음 타깃은 '조단위' 해양플랜트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4.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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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2013년 완공한 미얀마 쉐 가스생산플랫폼/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한국조선해양이 2013년 완공한 미얀마 쉐 가스생산플랫폼/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


국제 유가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에 주목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수요는 유가 상승과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1분기 선박 수주 대박에 이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 서부산 텍사스유(WTI)는 전날 배럴당 61.45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의 평균 유가인 배럴당 57.24달러를 넘어섰다. 텍사스유 유가는 지난 2월 중순 60달러선에 오른뒤 3월 5일 66.09달러로 21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60달러 돌파한 유가...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
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신규 해양플랜트 수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바다에서 원유·가스 등을 생산하는 해양플랜트는 통상 유가가 60달러 이상일 때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반면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국조선해양 조선 빅3 모두 1건의 해양플랜트 수주도 성공하지 못했다. 저유가 기조로 원유 생산 기업이 발주를 취소하거나 미뤘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얼어붙은 발주 물량이 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가 10달러까지 떨어지며 해양플랜트 시장이 얼어붙었다"며 "올해는 지난해 발주에 나서지 못한 원유 생산업체가 생각을 바꿔 발주를 진행할 수 있어 수주 전망이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선박 수주 대박 다음은 해양플랜트
해양플랜트 발주가 현실화되면 올해 1분기 선박 수주에 이은 겹경사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동안 한국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8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의 절반 가량 이상인 156만CGT·43척을 수주했다. 2월까지 누계 실적도 250만CGT로 글로벌 발주량의 52%를 차지했다.

해양플랜트는 선박 발주보다 큰 조단위 규모 수주라는 점에서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한 실적 향상에도 기대가 모인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계약은 선박 수주보다 계약 총액이 큰 것이 일반적"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플랜트 부문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올해 플랜트부문의 실적 목표를 지난해 대비 상향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신규수주 전망치 78억달러 가운데 32억달러를 해양플랜트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해 25억달러 목표 대비 28% 오른 수치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도 해양플랜트의 매출 비중이 30% 이하로 크지 않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미안마 쉐(Shwe) 가스전 해양플랜트 설치 본계약을 맺은바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가 상승을 바탕으로 플랜트 부문 수주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전망한다"며 "조선업계는 선박 수주에 더해진 플랜트 부문 수주로 수주 목표 초과 달성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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