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공급 늘린다는데 국제유가 오른 이유는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4.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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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사진=AFP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사진=AFP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가 오는 5월부터 3개월 동안 원유 감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OPEC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초부터 시행하던 자발적 감산도 되돌리기로 했다. 7월까지 하루에 총 215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늘어나는 것인데, 경제 회복과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면서 국제유가는 간밤 3%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들은 온라인으로 석유장관회의를 열어 5월부터 7월까지 현행 감산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5월 하루 35만배럴, 6월 35만배럴, 5월 45만배럴씩 차츰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사우디는 원유 공급을 5월 25만배럴, 6월 35만배럴, 7월 40만배럴씩 늘려 올해 초부터 시행한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7월까지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하루 약 215만배럴 추가되는 셈이다. OPEC+는 지난해 4월 유가 폭락에 대응하기 위한 감산 계획에 따라 하루 970만배럴을 감산해왔다. 이후 8월에 감산량을 770만배럴로 줄였고 올해 1월에는 720만배럴, 최근에는 700만배럴까지 줄여가고 있었다.

블룸버그는 이날 회의 전까지 OPEC+가 현행 감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던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예상을 뒤집는 감산 축소는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세계적인 경제 회복에 따라 원유 수요가 견조히 증가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아직 팬데믹에 시달리고 있지만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견실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동과 교역 증가에 따른 글로벌 항공유 수요도 늘고 있다. 플라이트트레이더24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일주일 평균 상업용 항공기 이륙 건수는 7만7708건으로 팬데믹 후 최고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1년 가격 추이. 한국시간 2일 오전 11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4.67달러를 가리키고 있다./사진=인베스팅닷컴브렌트유 선물 1년 가격 추이. 한국시간 2일 오전 11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4.67달러를 가리키고 있다./사진=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는 또 국제유가가 꾸준히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하면서 산유국들은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소비국들이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OPEC+에 유가 조절을 촉구해 왔다는 것이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OPEC+ 석유장관회의 하루 전 사우디 에너지장관과 통화를 했다며 "적정하고 안정적인(affordable and reliable)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드맥킨지의 앤-루이스 히틀 매크로오일 부문 부대표는 "OPEC+는 오늘 원유 생산량을 신중하게 늘리기도 합의했다"면서 "이번 합의는 국제유가를 지지하는 한편 원유 수요 급증에 따른 가파른 유가 상승도 피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간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2.00달러(3.19%) 오른 64.74달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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