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마음속 일대일로"…최문순 강원지사 발언 '논란'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3.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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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2017년 3월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강원도에 조성되는 '차이나타운(한중문화타운)' 건설 반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받은 가운데 과거 최문순 강원지사가 "이 사업은 마음 속에 까는 일대일로"라고 긍정 평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최문순 강원지사 "한중문화타운, 마음속의 일대일로"
최 지사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강원도에 들어설 한중문화타운을 두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차이나타운은 전 세계에 많이 있지만 중국 문화를 인위적이고 고급스럽게 한 군데 모아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복합문화타운은 최초"라고 소개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 /사진=춘천(강원)=이기범 기자 leekb@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 /사진=춘천(강원)=이기범 기자 leekb@
최 지사는 또 "그동안 한·중 간 문화교류는 간헐적이었다"며 "이제 상시적인 문화 교류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두 나라 간의 유대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최 지사는 한중문화타운 건설에 '문화 일대일로'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그는 "마음속에 까는 일대일로"라며 "문화라는 건 수백 년 수천년을 이어가고 공간적으로도 널리 퍼져가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것이 잘 자리잡으면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문화 속에서 서로 교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 철회" 靑청원, 하루만에 20만 돌파
강원도는 2019년 중국 인민망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춘천과 홍천의 라비에벨 관광단지 안에 한중문화타운 건설을 추진 중이다. 2022년 완공 목표로, 소요 예산만 약 1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신동북공정' 논란으로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해당 사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급기야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는 하루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또 "국민들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최 지사에게 "국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 문화를 잃을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민들은 강원도가 중국화되는 것에 반대하며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 타운이 지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순수 민간사업" 해명에도…"왜 강원도가 中문화 자랑하나"
강원도 역시 난감한 표정이다. 강원도 측은 "해당 사업은 주거지역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며, IT를 접목한 문화공간, K-컬쳐를 홍보하는 테마 뮤지엄 등이 들어서는 공간"이라고 했다. 또 "한중 문화타운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없는 순수 민간사업"이라며 "지자체 예산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 지사의 과거 '일대일로'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차이나타운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왜 한국에서 중국 문화 체험을 해야 하냐", "강원도가 왜 중국 문화를 전 세계에 자랑하나", "대놓고 한국은 중국 속국이라고 홍보하는 꼴 아니냐"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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