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의 놀라운 부동산 투자, 3년만에 130억 매각 차익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3.31 06:00
글자크기
자료사진자료사진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이 부동산을 매입했다 3년여만에 되팔아 13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8,500원 ▲80 +0.95%)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 3개 필지를 부동산 개발회사 디엔케이에 23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계약일은 31일, 양도기준일은 9월30일이다. 매각대금은 교촌 자산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교촌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이 해당 토지를 매입한 시점은 2017년 11월이다. 개인으로부터 3개 필지를 71억원, 10억원, 9억원에 각각 매입했다. 부지 면적은 1187.4㎡, 해당 부지에 있는 연면적 248.8㎡ 2층 건물도 9억원에 넘겨받았다. 99억원을 투자해 3년4개월만에 2.3배를 불린 셈이다.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기간 중 교촌은 토지 임대로 수익도 올렸다. 해당 건물에서 교촌치킨을 운영하다 철거하고 부지를 임대했다. 현재 화성산업이 모델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다. 모델하우스용 토지임대는 일반적인 토지임대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다만 임대수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교촌은 단기 임대여서 사업보고서에 부동산 임대 수익이 아닌 매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는 교촌의 이번 부동산 자산 매각 금액이 토지에 대해서만 책정된 것이라고 본다. 모델하우스가 임차인이 철거해야 하는, 가치가 없는 건물이라는 이유에서다. 230억원이 모두 토지가격이라고 보는 이유다. 이 경우 ㎡당 매매가격은 1937만원이 된다. 실거래가와 표준공시지가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바로 옆 지번의 ㎡당 공시지가가 493만원임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높은 편이다.



최근 해당 지역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토지 소유주의 호가도 급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황금네거리 주변으로 땅 주인이 땅값을 올리고 있다"며 "교촌 땅은 부동산 시행사가 해당 부지에 상가·오피스텔을 짓는다면서 값을 많이 쳐준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부지는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자택으로 알려진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와의 거리가 300m에 불과하고, 권 회장이 대구에서 사업을 일궜던 점을 고려하면 토지 매입에 권 회장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권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주식 73.1%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교촌은 해당 부지를 치킨전문점 교촌치킨, 흑돼지 전문점 숙성72, 토종닭구이 전문점 문성14 등이 있는 복합매장을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2019년까지만 해도 공사 부지 가림막에 매장 조감도를 그려넣기도 했다.


토지 매각과 관련해 교촌 관계자는 "교촌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해 중단했던 상황"이라며 "마침 주변 개발이 이뤄지면서 부지가 편입돼 진행하게 된 단순 매각이지 부동산 투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