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③ 김보연 "난 늘 목말랐던 배우…이런 연기 재미는 '결사곡'이 처음"

뉴스1 제공 2021.03.27 09:46
글자크기
김보연/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김보연/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연기 경력 47년에 빛나는 배우 김보연에게 이달 중순 종영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시즌1은 그 어느 작품보다 의미가 특별하다. 그는 이 작품을 두고 '기회'라고 표현했고, "이런 연기의 재미를 처음 느껴봤다"고도 말했다. 또 그는 "항상 역할에 대한 욕심은 많았다"며 "나는 늘 목말랐던 연기가 중 한 명"이라고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 나이에 여러분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아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솟구쳤다고 해야 할까"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김보연이 출연한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와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임성한 작가가 '피비'라는 필명으로 6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최고 9.7%(닐슨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과 TV조선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모두 달성했다. 이 드라마에서 김보연은 사피영(이주미 분)의 남편 신유신(이태곤 분)의 새어머니이자 신기림(노주현 분)의 아내 김동미 역으로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김동미는 4회 엔딩에서 신기림의 심장 발작을 외면하는 섬뜩한 반전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신기림 앞에서 사랑스러운 아내였던 그였지만,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는 반전에 이를 연기한 김보연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또 새 아들인 신유신과 마치 연인 같은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모습부터 신유신 신기림과 있을 때와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내는 양면성, 그리고 며느리 사피영과의 기싸움까지 그려내는 다이내믹한 캐릭터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결사곡'으로 열정을 다잡는 계기를 만났다는 김보연. 그를 만나 '결사곡' 비하인드부터 시즌2 그리고 연기 인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보연/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김보연/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N인터뷰】②에 이어>



-임성한 작가의 대본은 남다른 대사량으로도 유명하다. 말투도 독특하다는 평이 많다.

▶대사량 고민은 없었다. 저는 김수현 선생님 작품을 많이 했었다. 물론 부담은 있지만 대사가 많다는 건 배우가 연기를 더 훌륭히 해낼 수 있게끔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대사량이 많아 대본을 더 많이 보게 되니까 연기 스킬이 엄청 늘더라. 임성한 선생님 대사엔 확실히 특이한 말투가 있다. 여자가 사랑스러운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 이 말투는 써먹어야겠다 생각하게끔 만드는 게 있다.

-신기림이 세상을 떠난 후 달빛 아래 창가에서 홀로 독백하는 신도 화제였다.


▶그때 '난 최선을 다했다'는 대사였는데 지문에는 '왔다갔다 서성이며 춤 추듯이'라고 써있었다. 그런데 세트장이 좁았다. 그래서 지문처럼 연기가 안 되더라. 그래서 몸을 (감싸안는) 연기를 했다. 신경 쓰는 장면에선 옷도 직접 다 구입해서 연기한다. 짧은 신이라도 임팩트를 위해 직접 의상을 준비했다.

-중견배우 캐릭터가 한정적이라고 하지만 김동미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이기도 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데 대한 성취감이나 보람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나이 들면 역할이 한정돼 있다. '나도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어, 나한테는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줘봐'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사실 김혜자 선생님, 윤여정 선생님 등 이분들만 봐도 어떤 역할이든 다 하시지 않나. (중견배우들에게도) 기회가 더 많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성한 선생님은 그런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다. '오로라 공주' '신기생뎐' '결사곡'까지 세 작품에서 캐릭터가 완전히 다 달랐다. 변함없이 그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사실 이런 연기의 재미를 '결사곡'을 통해 처음 느껴봤다. 어릴 땐 하고 싶은 역할도 많은데 우린 거절하면 나중에 기회가 없으니까 주어졌을 때 해야만 하는 게 있었다. 이번엔 현장에 나가면 재밌어서 아무리 추워도 즐거웠다.

-배우로서 47년 활동해왔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욕심이 많았나보더라.(웃음) '나 이런 역할도 하고 싶은데' 하다 보니까 세월이 갔더라. 항상 역할에 대한 욕심은 많았다. 나는 늘 목말랐던 연기자 중 한 명이다. '포기하고 싶다' '안해' '한계를 느껴' '이쯤에서 관두는 것도 멋질 것 같다'고 할 때가 많았지만 이제는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할 것 같다. 이순재, 나문희, 윤여정 등 선생님들 보면 '저분들도 대사를 외워서 저렇게 훌륭한 연기를 하시는데 이런 생각하면 안 되지' 한다. 내 후배들은 나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고, 선생님들처럼 나이가 더 들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보연은 연기를 참 배우였다'는 말이 듣고 싶고 여전히 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 기회만 주면 다 할 것 같다.

-할리우드 캐스팅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영어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tvN 예능 '할리우드에서 아침을'을 통해 (캐스팅에) 도전했었는데 작품의 내용이나 캐릭터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다. 원래 작년에 캐나다에서 촬영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스톱된 상태다. 1984년 쯤에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었다. 그래서 소통은 어느 정도 한다.(웃음)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유신이에게 더 잘 보여야 하니까 시즌2의 동미는 조금 더 화려하고 예쁜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한다.(웃음) 시즌2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