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상승 압박에 채권펀드매니저 전술 고심"

뉴스1 제공 2021.03.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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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매니저들, 인플레이션 거스를 미래의 거래 찾기 분주"
회수기간 짧은 채권, 단기 국채, 원자재 거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뉴스1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 채권펀드 매니저들이 오랜 '숙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과의 전투에서 이길 전술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금리)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이길 미래의 거래를 찾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단기 미국채로 안정성 확보"



올해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10년 넘게 걱정하지 않던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다. 코로나발 경제 회복으로 채권투자자들이 2008~2009년 금융위기 훨씬 이전부터 걱정하지 않던 인플레이션을 인식하며 이를 타개할 전략을 짜기 분주하다.

칼라모스투자의 맷 프룬드 공동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2개~3개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 수치가 진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연준 전망을 상회하며) 최대 3%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듀레이션(원금 회수기간)이 짧은 채권의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프룬드 공동CIO는 "10년 만기채권의 전체 실질 수익이 마이너스인데 누가 10년물에 돈을 묶어 두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으로 3~4년 동안 미국 채권시장의 전체 수익은 지속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줄어들 것이라고 채권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한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자산을 찾기에 열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칼리언림스 핵심채권펀드의 마크 이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수익(고위험) 채권시장에서 비싼 프리미엄(수익) 위험을 떠안는 대신 단기 국채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짰다. 그는 "안전성의 대가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높은 수익 혹은 수익률에 대한 대가는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인플레 확실한 승자는 원자재"

채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극도로 혐오한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이 약속한 미래에 보장한 고정소득(fixed income)을 갉아 먹어 수익은 커녕 사실상 원금 손실위험에 투자자들을 노출시킨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세계에서 유동성이 가장 넓고 깊어 가장 안전하다는 미 국채시장을 가장 먼저 덮쳤다.

미 국채의 기준(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연초 0.9%에서 현재 1.7% 수준으로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올해 인플레이션과 미 국채금리의 상승을 예상했지만, 그 속도가 이렇게 가파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한 분위기다.

최대 난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평균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지라고 채권 펀드매니저들은 입을 모았다.

PGIM채권펀드에서 멀티섹터전략 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레고리 피터스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 분명하지만, 중력은 인플레이션을 위가 아니라 아래로 끌어 당긴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인플레이션을 2.2~2.4%로 예상하며 목표인 평균 2%를 오버슈팅(초과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내년과 내후년 인플레이션은 2%, 2.1%로 내려와 목표 수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연준은 예상한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부합하든지 아니면 월등하게 초과하든지와 무관하게 원자재는 확실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웰스파고자산관리의 브라이언 제이콥센 시니어 투자전략가는 전망했다. 이는 한동안 유행하지 않았던 '백투더퓨쳐'(미래로의 회귀) 방식의 거래라며 "그동안 걱정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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