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 바이오시밀러 수출 합계는 전년보다 56.2% 급증한 2조492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수출은 47.6% 늘어난 1조6247억원이었다. 2019년 수출 1조원 돌파 뒤에도 고속 성장세가 이어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를 공급받아 글로벌 유통업체들에 판매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수출 실적이 셀트리온의 수출 성과 지표인 셈이다.
북미 수출비중이 유럽을 앞선 점도 확인됐다. 지난해 북미, 유럽 수출비중은 각각 50%, 38%. 유럽은 셀트리온이 진출한 첫 글로벌 시장이었다. 이와 관련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까지 앞세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두드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수출은 8681억원으로 75.5% 급증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도약이 두드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COVID-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며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 공급 부족이 부각되면서 수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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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절반을 지탱한 양사는 또 한차례 퀀텀점프를 준비 중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현황 및 전망(2020~2026)'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2026년 특허독점권 만료가 예상되는 의약품에 대한 3세대 바이오시밀러 누적 시장 잠재력은 2020년 2900만 달러(323억 원)에서 연평균 139.4% 성장해 2026년 54억6000만 달러(6조1000억 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2026년까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연이어 만료돼 6조원 이상 시장이 새로 열리게 되는 셈이다.
해당 시장을 겨냥한 개발레이스는 이미 막이 올랐다. 셀트리온은 2023년부터 특허가 만료되는 건선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맡는 구조다.
물론 양사가 앞으로 도래할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양분하는 구도는 아니다. 글로벌 대표 바이오 신약 기업인 미국 암젠은 물론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 등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출사표를 던진 상태. 이들과의 품질, 가격, 유통 경쟁을 뚫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한국 바이오 수출은 양사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시밀러가 끌고 나가게 될 것"이라며 "다만, 갈수록 신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판매 경쟁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