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등 선언 폭스바겐發 잭팟 터트린 만도..1.4조 수주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1.03.2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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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만도/사진제공=만도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가 폭스바겐그룹으로부터 5000만개 규모의 서스펜션 제품 수주하면서 잭팟을 터트렸다. 서스펜션 단일 품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서스펜션 부품은 차량 한 대당 4개가 장착되기 때문에 연간 수주 물량으로는 600만(Peak)개에 달한다. 수주 금액도 만도의 서스펜션 연간 매출액(1조원)을 훨씬 웃도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서스펜션 5000만개 공급 '역대 최대 규모'..유럽 공략 본격화
폭스바겐의 전략적 파트너사로 선택된 만도는 내년 6월부터 2033년까지 유럽 현지에서 서스펜션 제품을 생산해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수주엔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MEB) 유럽 주력 모델 대부분과 폭스바겐·아우디 내연기관 베스트 셀링 승용·상용 모델이 대거 포함됐다. 승용차는 골프·티구안·파사트 등 10여 종이며, 상용차는 캐디 등이다.



일본 토요타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2029년까지 전기차 누적 판매 2600만대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놓고, ID.3·ID.4 모델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폭스바겐이 만도에 서스펜션 부품을 맡긴 것은 전기차 시장과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한 포석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서스펜션은 4개의 부품이 차체 하중을 지탱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해 승차감과 드라이빙 안정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완전 자율주행차(전기차)의 정숙성을 완성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만도 관계자는 “그간 폭스바겐에 소량 납품해왔던 브레이크 제품에 이은 첫 대규모 수주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지속해온 미래차 투자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현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bW(Steer by Wire) 시스템(실물 동일) /사진제공=만도SbW(Steer by Wire) 시스템(실물 동일) /사진제공=만도
매출 5% 이상 미래차 투자 '결실'..中폭스바겐과 협력도 추진
실제로 만도는 2018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정몽원 한라그룹의 회장의 주도로 전기차 등 미래차 투자에 주력해왔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 진입을 위해 역량을 강화할 것이고 이는 만도의 내일을 만드는 것”이란 그의 철학이 바탕이 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황 부진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실적이 쪼그라들며 임직원 구조조정도 단행한 상황에서도 2018년 3150억원(5.56%), 2019년 3609억원(6.03%) 2020년 3227억원(5.80%) 등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미래차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입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성과도 속속 나타났다. 앞서 만도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와 첨단 '전자제어식 조향(SbW·Steering by Wire)' 제품 50만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bW 기술은 운전대와 바퀴가 완전히 분리된 조향 시스템으로 만도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제품 전시회‘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엔 조향·제동장치를, ‘아이오닉 5’ 흥행 돌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엔 카메라와 레이더, 통합제어시스템(DCU) 등을 각각 납품 중이다.

한편 만도는 이번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중국 폭스바겐과의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만도 서스펜션은 2002년 중국 베이징에서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닝보에도 생산 기지가 있다. 지난해 만도 중국법인은 1400만개, 자동차 대수로 350만 대 분의 서스펜션을 현지 자동차 회사에 공급했다.

조성현 만도 대표(총괄사장)는 “폭스바겐그룹의 전략적 파트너사가 된 만큼 다른 섀시(차체) 제품군 협력도 모색하겠다"면서 "중국 빅3 시장 적극 공략, 서스펜션 애프터마켓 비즈니스 확대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의 자율주행 부품 탑재도/사진제공=만도만도의 자율주행 부품 탑재도/사진제공=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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