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11% 감소한 21.4만건…통계작성 이후 최저치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의 주된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계속감소하고 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며 "주거비와 고용 등 경제적 여건변화에 코로나로 결혼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취업에, 집값에…안 그래도 어려운 결혼, 코로나까지 덮쳤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경제적으로 안정감이 없는데 어떻게 마음 놓고 결혼을 하겠느냐"며 "집 사는 것도 힘들고 아이를 낳으면 최소 5~10년 부담이 될 것 같다"고 결혼을 미루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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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요즘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 20억원은 있어야 안정감이 있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여자친구와 식을 올린 C씨는 "배우자가 취업 준비를 4년 동안 했다"며 "취직할 때까지 결혼을 미루다 보니 지난해에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는 줄어든 결혼마저 미루게 만들었다. 올해 초 서울에서 결혼한 직장인 A씨는 "'1년이면 지나가겠지'했던 희망도 연말이 되자 사라졌다"고 말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탓에 흔한 청첩모임 한번 제대로 못한 A씨는 결국 양가 가족·친지만 참석한 채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수영 과장은 "예식장업이 포함된 개인서비스업 생산지수가 2019년 95에서 지난해 62.2로 32.8포인트 감소했다"며 "코로나19로 결혼이민자 입국이 72% 줄면서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가 35.1%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 감소는 인구 감소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동거 등 미혼 가정보다 혼인 가정이 많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혼인 건수는 출산의 선행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2400명이다. 사망자수 30만5100명에 비해 3만2700명이 적어 연간 기준 인구자연감소(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한 0명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