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배터리전쟁에 수익성 방전…2차전지 ETF '뚝뚝'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3.1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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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올해 성장주를 담아 인기를 끌었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혁신기업을 주로 담은 ETF들이 최근 금리 인상 이슈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크게 하락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3차전지가 개발된 것이냐" "2차전지 ETF가 아니라 1차전지 ETF인 것 같다"는 토로가 나올 정도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로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 개별 주식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개인 투자자들에겐 펀드투자가 가진 장점과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모두 갖춘 상품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기술·성장주들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테마형 ETF는 전 세계적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에서는 전기차, 친환경, K-뉴딜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마형 ETF들의 개인 순매수가 급증했다.



이중 'TIGER KRX2차전지K-뉴딜 (13,265원 ▲185 +1.41%)' 'KODEX 2차전지산업 (20,310원 ▲130 +0.64%)' 'TIGER 2차전지테마 (23,880원 ▲50 +0.21%)' 등의 2차전지 ETF은 개인 투자자들의 인기 ETF로 꼽힌다. 대표 성장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를 담은 'TIGER KRX BBIG K-뉴딜 (6,170원 ▲85 +1.40%)'은 상장 첫날인 지난해 10월7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이 22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대 30%의 수익률을 달성했던 인기 ETF 종목들이 최근 금리 상승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은 한달새 수익률이 약 18% 급락했고, TIGER 2차전지테마의 경우 한달간 수익률이 14.15% 감소, KODEX 2차전지산업도 14.32% 하락했다.

2차전지뿐만 아니라 바이오, 친환경, BBIG 등의 테마형 ETF도 모두 하락세다. TIGER KRX바이오K-뉴딜 (6,560원 ▲130 +2.02%)도 한달간 수익률이 12.6% 줄었고, TIGER KRX BBIG K-뉴딜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3.13% 하락했다.


이처럼 성장주 중심의 ETF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상승의 피해를 직격타로 입었다. 상품 특성상 다른 업종이나 테마로 변경되지 않아 특정 산업이나 테마의 급락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의 경우,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특허침해 소송,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주사용 발표 등의 이슈도 겹쳤다. 폭스바겐이 지난 16일 '파워 데이'에서 2023년부터 각형을 기반으로 한 통합 배터리셀을 자사 생산 전기차 80%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2차전지 ETF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는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이 테마형 ETF에 반영된 것이며 성장주 밸류에이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만큼 입지를 되찾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테슬라 주가 조정 등 K배터리 노이즈 같은 대내외 변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조정 회복을 위해선 견조한 업황이 받쳐줘야 하는데, 하반기 수급이 완화되면 주가의 긍정적인 움직임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만약 2분기까지 조정되면 하반기 회복을 감안한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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