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12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검찰청이 '한명숙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사실상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박 장관은 지난 12일 김학의 수사팀에 파견됐던 임세진 부장검사와 김경목 검사의 파견 연장을 불허했다. 임 부장검사와 김 검사는 각각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었다.
박범계 "수원지검 내 인력 충원으로도 수사할 수 있다"는데...檢 내부선 "수사하지 말라는 얘기"박 장관은 내부 인력으로도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파견 검사들을 되돌려보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로 2개월에 걸쳐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수원지검 내 인력 충원으로도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택지청에서 부장검사 1명이 평검사 16명과 직무대리 1명의 사건 결재와 지휘 감독을 맡는 등 업무 부담이 과중해 이를 해소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재직하던 시기다. 이후 김 검사가 3월 1일 이후에도 복귀하지 않았고, 수원지검 수사팀이 전날 다시 김 검사의 파견을 신청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수사팀이나 검찰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담당자가 갑자기 바뀌게 되면 사건 파악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 시점에 파견 검사를 복귀시킨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도 "이번 인사는 더이상 수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수사팀 역시 이번 인사에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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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세번 인사로 세번 다 논란박 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규 인사가 두번 있었고, 파견 검사 복귀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번째 인사다. 첫번째는 이성윤 서울지검장의 유임 등 추미애 라인 검사들에 대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였다. 이들은 모두 각종 위법 논란에 시달렸으나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지검장은 김학의 사건으로 검찰 조사가 예정된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박 장관은 신현수 당시 민정수석과 마찰을 빚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인사 이후 박 장관이 '소통을 잘 하겠다'고 했으나 신 수석은 결국 옷을 벗었다. 이 지검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두번째는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에게 수사권을 부여했던 중간간부 인사다. 박 장관은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임 연구관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하며 수사권을 부여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라는 '원포인트' 인사였다.
임 연구관은 이후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 수사로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었다. 여러차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윤석열 전 총장 등을 비판했으나, 대검은 지난 5일 해당 사건을 종결 처분했다. 법무부는 현재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검토 중이다.
인사때마다 논란 일으키는 장관...차기 총장마저?박 장관 취임 후 인사의 특징은 무엇일까. 법조계에서는 친정부 성향 검사들을 각종 논란에도 중요 보직에 올린 것, 정부에 부담이 되는 수사팀을 사실상 무력화한 것 등에 비춰 '내편 구하기'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이 방법이 너무 노골적이라며 야당에서는 박 장관을 '추미애 시즌2'라고 비판한다.
사람들의 시선은 차기 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차기 총장마저 논란을 일으킬 사람을 세울지가 관심사다. 현재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이성윤 지검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구본선 광주고검장,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등인데, 이중 절반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들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차기 총장에 이 지검장 등이 올라간다고 하면 검찰 내부서 반발이 거셀 것"이라며 "쌓이고 쌓인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박 장관도 이런 점은 고려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