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금호석화, 표 대결 초읽기…"주주가치 긍정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3.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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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시스/사진제공=뉴시스


경영권 분쟁 중인 금호석유화학이 배당 확대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시하면서 양측의 표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이슈를 통해 주주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석유 (138,200원 ▼100 -0.07%)는 10일 오후 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0.49%(1000원) 오른 20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1만6500원까지 올랐다가 코스피가 전체적으로 밀리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전날 금호석유는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 등 총 1158억원을 배당하는 방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3%, 우선주 7.8%로 2019년(1.9%)에 비해 크게 늘었다. 배당성향은 약 20% 수준이며 향후 2~3년간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자 박찬구 회장 측에서도 소액주주를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어 회사 측 배당성향만 감안해도 높은 배당 수익률이 가능하다"며 "올해 배당금은 보수적으로도 1주당 8000원 수준이 가능하며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보통주 4%, 우선주 10%"라고 분석했다.

이번 배당 규모는 전년(약 408억원) 대비 약 180% 늘었지만 박철완 상무 측이 제시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앞서 박 상무 측은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의 배당 확대를 제안했다.

이 안의 적법성에 대한 법원 결정은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박 상무의 주주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추가 배당수익률 상승도 가능한 상황이다.


주가는 다소 조정 국면이다. 지난 1월말 박찬구 회장 측과 박 상무의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된 이후 하루 만에 23% 상승하는 등 크게 올랐다가 최근 들어 하락하는 추세다. 박 상무가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목표를 내건 다음 날인 24일에는 9% 이상 떨어졌다. 현재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매물을 던졌고 개인이 모두 받았다. 1월27일 이후 외국인이 1574억원, 기관이 1426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318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제 양측이 안건을 모두 공개한 만큼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 지분율은 박 회장 측 14.84%, 박 상무 측 10%다. 결국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결과와 관계 없이 이번 분쟁이 회사 측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주주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연구원은 "CNT(탄소나노튜브), 2차전지, 수소 등 신사업 관련 M&A, 자사주 소각과 대우건설·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통한 사업 추진 재원 마련, 높은 배당 의지와 주주가치 극대화 등은 회사 측과 박 상무 측이 공통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이슈를 계기로 과거와는 다른 행보가 기대되며 주주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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