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매도 등판?…'시장영향 적다' vs '주가하락 주범'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1.03.0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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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4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3.4/뉴스1(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4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3.4/뉴스1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대여시장에 2년여 만에 재등판 할 수 있단 가능성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증권업계는 국민연금이 다양한 종류의 주식들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대주 관련 물량부족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다고 호평한다.

개인들이 이용하는 신용대주의 경우 신용융자를 통해 담보로 맡긴 주식을 재원으로 활용하지만 참여율이 저조하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담보주식의 대주재원 활용을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같은 물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보험사와 협의해 2조~3조원 규모의 개인대주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한시적인 조치로 안정적인 물량공급처가 필요한 당국 입장에선 연금의 참여가 필요하다.

또 연금은 매년 연말에 대여주식 대부분을 리콜(상환요청)하는 특성 탓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증권사에서 대차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연금의 주식대여 사업의 특징은 연말에 무조건 리콜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약간의 숏커버링 효과가 생겨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연금이 대여한 주식은 주가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숏 커버링은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의미한다. 연금의 리콜요구에 주식을 되사는 과정에서 오히려 공매도 가능주식의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적다는 설명이다.

반면 연금의 재등판이 현실화 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논란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연금은 최장기록인 연속 42거래일 동안 주식을 매도하면서 최근 주가하락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기에 더해 공매도 재원에 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이 활용될 경우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불리며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는 것보다 보수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국내주식 대여를 전면 금지한 이후 지난해 운용규정 개정으로 이를 명문화했다. 2년여간 국내주식 대여를 금지했던 연금은 최근 신용대주 방식으로 개인들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한국증권금융에 한해 국내주식을 대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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