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못하지만…" K-원전, 수출로 심폐소생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21.03.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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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신규원전 에정부지 두코바니 전경(대우건설 제공) / 사진제공=대우건설체코 신규원전 에정부지 두코바니 전경(대우건설 제공) / 사진제공=대우건설


#체코 정부는 이달 중 체코 두코바니(Dukovany) 지역에서 1000~1200MW급 원전 1기를 건설하는 원전 건설 사업을 위한 입찰안내서(RFP)를 발급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8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5개 글로벌 원전 공급사가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체코 현지 야당과 안보 전문가들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 기업의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UAE 이후 'K-원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해외원전사업 수주를 위한 원전수출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중소원전기업의 기자재·부품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선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원전 비중이 줄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자문위원장으로 하는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원전수출 자문위는 는 원자력·국제통상·외교·안보 등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기구다. 수출현안과 미래 차세대 수출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해외원전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종합포털사이트인 '원전수출 정보·지원 시스템'도 개설했다. 국내기업에게 해외원전시장 진출 정보와 관련 지원제도를 제공하는 국문 사이트인 'k-neiss.org'와, 해외 발주처 및 바이어들에게 국내 기업 및 원전 기자재·부품 정보를 제공하는 영문 사이트인 'k-next.kr'로 구성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원전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3.27/뉴스1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원전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3.27/뉴스1
정부는 올해 준공 예정인 국산 원전수출 1호기 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상업운전 개시를 계기로, 여세를 몰아 체코, 폴란드 등 해외 신규원전사업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으로 입찰안내서 발급이 예정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경우 K-원전 2호 수출 사례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하는 입찰전담조직 '팀 코리아'를 꾸려 수주전에 나섰다. 현재 한수원을 비롯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 러시아 로사톰, 중국 중국광핵집단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분위기는 한수원에 보다 우호적이다. 지난해 2월 체코 정부가 수주 희망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급 모델 워크숍'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급 사례를 든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체코 정부는 UAE 원전 공급 사례를 중심으로 당시 워크숍에서 ‘설계·구매·시공’(EPC)을 일괄 공급하는 턴키 방식으로 도입하고, 구매와 하도급사 선정 등에 발주처를 참여하는 방식의 한수원 모델을 정식 사업모델로 채택하기도 했다.


체코 현지 정치권의 분위기도 한수원에 유리한 환경이다. 체코 현지 야당과 안보 전문가들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을 입찰 제한을 견제하고 있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측 분야 사업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수원은 러시아가 짓고 있는 엘다바 원전터빈 건물, 옥외 시설물 등에 대한 EPC 사업 참여를 협의 중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달 중 직접 이집트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 정비, 해체 등 전 주기에 걸쳐 해외 진출도 전력 투구하고 있다. 한수원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입찰에 뛰어든 상태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수주정보시스템이 우리 원전기업의 기술력을 알리는 동시에 수출의 창구로 적극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자문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민·관이 혼신을 다해 올 한해 국산 원전수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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