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전날 사내공지를 통해 특별 안식년 제도를 시행한다고 알렸다. 오는 9일까지 약 일주일 간 신청을 받아 내달부터 9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안식년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기존 시행하던 안식년 제도와 달리 근속 년수별 차등 휴직기간 적용을 완화, 저연차 직원도 1년까지 쉴 수 있도록 했다.
하나투어 "경영위기 속 불가피한 고육책"
복지에서 생존 대책으로 바뀐 특별안식년은 하나투어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미 새해 들어 '조직 효율화'의 일환으로 한 차례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1월부터 각 본부·부서 별로 인원을 추려 면담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대상자 800여명 중 대부분이 희망퇴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적지 않은 인원에 대한 안식년 휴직을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다.
향후 정부 고용지원금 재개나 유급휴직 전환 등을 염두에 둔 조치란 관측도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고용지원금을 받는 동안 4대 보험금과 급여 10% 부담 등 매달 10~15억원의 비용을 들였는데, 자본잠식까지 우려될 만큼 재정상태가 악화된 현재로선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실제 하나투어는 희망퇴직자 위로금 마련을 위해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할 정도다. 안식년은 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사실상 두 번째 희망퇴직" 불안감도
지난 2일 낮 하나투어 노동조합이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노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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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가 특별안식년 제도 협의를 하기로 한 노사 협의체인 하나투어발전협의회(하발협)에 대한 불만도 있다. 지난달 희망퇴직 대상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하나투어 노동조합 측은 하발협이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순용 하나투어 노조위원장은 "그간 하발협은 직원들에게 경영진과 소통한 내용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노조가 있는데 단순 협의기구일 뿐인 하발협을 통해 진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경영위기와 개별여행을 중심으로 한 여행 플랫폼 사업모델로 변화를 꾀하는 상황에서 최악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며 "최근 회사 설립 후 처음 결성된 노조에 대해 고용노동부 등의 자문을 받고 있어 관련 소통을 기존 노사협의체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