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매각' 무산된 하나투어…향후 계획은?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2.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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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억원에 판매키로 결정했던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 매매계약 무산…"매각 계획 지속 추진할 것"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사옥. /사진=하나투어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사옥. /사진=하나투어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여행 보릿고개' 속에서 고강도 구조조정과 유형자산처분 등으로 활로를 모색 중인 하나투어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했던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 매매계약에 취소되면서다. 하나투어는 당초 계획대로 매수자 물색을 통해 자산 처분을 진행한단 입장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8일 유형자산 처분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거래상대의 사정으로 본사 사옥 매각계약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빌딩' 보유 지분을 940억원에 시티코어 디엠씨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최악의 업황으로 1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황에서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되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일주일도 안돼 매수자가 내부 사정을 이유로 발을 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하나투어의 본사 빌딩 소유권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본다. 하나투어는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하나빌딩 지분의 절반 가량인 54%(저층부)를 가지고 있다. 빌딩 전체 소유권을 사들이길 원했던 매수자가 하나투어와의 계약은 완료했지만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인 거래 상대방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거래가 무산된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투어 측은 새로운 거래상대를 찾아 사옥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유동성 확보가 우선인 상황에서 본사 사옥이 가장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나투어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업 방향을 IT기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트래블 테크'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조직효율화를 통해 인적·물적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큰 규모의 사옥을 유지할 필요성도 떨어진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수 개월째 무급휴직으로 사무실도 빈 상황에서 본사 사옥 매각은 불가피하단 것이다.



하나투어의 또 다른 유형자산인 호텔 매각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하나투어가 호텔사업을 청산을 계획하고 본사 사옥과 함께 호텔에 대한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면세사업을 비롯,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는 상황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 감소로 적자에 허덕이는 호텔사업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텔 자산이 본사 사옥과 달리 재무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단 점에서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마크호텔을 통해 티마크호텔 명동과 회현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부동산을 보유한 곳은 명동 티마크호텔 뿐이다. 하나투어는 2019년 882억원에 건물을 인수했는데, 이 중 800억원 가량을 대출로 충당했다. 실상 호텔이 팔리더라도 이익은 크지 않은 셈이다.

호텔사업을 청산하는 문제를 놓고도 고심 중이다. 하나투어 기존 경영진과 지난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새로 합류한 IMM PE(프라이빗에쿼티) 경영진 간의 논의를 통해 본업인 여행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사업방향을 잡긴 했지만, 호텔업 자체를 청산할 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본사 사옥 매각에 대한 계획에 변화가 없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산 처분을 진행할 것"이라며 "호텔에 대해선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매각을 검토하겠지만 적극적으로 자산 처분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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