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사옥.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는 지난 8일 유형자산 처분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거래상대의 사정으로 본사 사옥 매각계약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빌딩' 보유 지분을 940억원에 시티코어 디엠씨에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최악의 업황으로 1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황에서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되며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나투어 측은 새로운 거래상대를 찾아 사옥 매각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유동성 확보가 우선인 상황에서 본사 사옥이 가장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나투어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업 방향을 IT기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트래블 테크'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조직효율화를 통해 인적·물적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큰 규모의 사옥을 유지할 필요성도 떨어진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수 개월째 무급휴직으로 사무실도 빈 상황에서 본사 사옥 매각은 불가피하단 것이다.
그러나 호텔 자산이 본사 사옥과 달리 재무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단 점에서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마크호텔을 통해 티마크호텔 명동과 회현동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부동산을 보유한 곳은 명동 티마크호텔 뿐이다. 하나투어는 2019년 882억원에 건물을 인수했는데, 이 중 800억원 가량을 대출로 충당했다. 실상 호텔이 팔리더라도 이익은 크지 않은 셈이다.
호텔사업을 청산하는 문제를 놓고도 고심 중이다. 하나투어 기존 경영진과 지난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새로 합류한 IMM PE(프라이빗에쿼티) 경영진 간의 논의를 통해 본업인 여행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사업방향을 잡긴 했지만, 호텔업 자체를 청산할 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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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관계자는 "본사 사옥 매각에 대한 계획에 변화가 없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산 처분을 진행할 것"이라며 "호텔에 대해선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매각을 검토하겠지만 적극적으로 자산 처분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