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오락솔 美 허가 '일단 보류'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오락솔의 미국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 현지 제약사 아테넥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FDA로부터 오락솔 시판허가에 대한 보완요구 서한(CRL, 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시장 진입을 통해 신약명가 부활을 노린 한미약품으로서는 일단 아쉽게 됐다. 경구용으로 개발된 오락솔은 주사제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 복용 편의성을 높인 항암제로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아테넥스로 약 470억원에 기술수출됐고, 상용화에 성공하면 아테넥스로부터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러닝로열티(경상기술료)로 받게 돼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7개 신약 파이프라인 중 오락솔의 가치는 9%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찌감치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이어서 오락솔에 총력을 기울인 구조는 아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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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후 6개월 내 허가 사례도…"아직 끝 아니다"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까닭은 '상징성'이다. 사노피와 얀센 등 다국적 대형 제약사들과 조단위 신약 기술수출을 이끌어냈던 한미약품은 2016~2020년 해당 계약들이 연이어 좌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이를 '수업료'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매머드급 글로벌 제약사들과 임상 및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회사는 지난 10년간 평균 매출액의 20%를 R&D(연구·개발) 투자에 쏟아부으며 신약개발에 오히려 박차를 가했고, 이번 오락솔 미국 허가 여부는 신약명가 부활의 신호탄 격이었다. 그런 오락솔 허가가 일단 보류된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CRL 발송 후 자료 보완을 통해 6개월 안에 미국 허가를 받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FDA가 지적한 오락솔의 안전성이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보고된 오락솔의 호중구 감소증 관련 후유증 비율은 30% 수준으로 정맥주사(28.5%)와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이 같은 부작용도 기존 다른 약물로 관리가 충분히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FDA도 오락솔의 안전성 등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FDA는 아테넥스에 보낸 CRL을 통해 "잠재적 시판허가 승인을 위해 투여 용량 최적화 등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추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물 자체가 아닌 투여 용량 조절을 통해 안전성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아테넥스가 추가 보완자료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허가 승인 조율을 전제로 FDA와 미팅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미팅 후 오락솔 허가 재도전 관련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