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핵심협약' 비준 국회 본회의 통과에 엇갈린 노사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2021.02.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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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노조 "노동분야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 올라 긍정평가"…재계 "노조 우위 불균형 보완입법" 요구

/사진=뉴스1/사진=뉴스1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자유로운 단체활동을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동의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와 노동계는 반겼지만 재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에 비준한 '제29호 강제 또는 의무노동에 관한 협약'은 비자발적으로 제공한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한다.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은 노사의 자발적인 단체 설립 및 가입, 자유로운 대표자 선출 등 '결사의 자유'에 관한 기본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은 노동자의 단결권 행사에 대한 보호와 자율적 단체 교섭 장려를 위한 조치 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동조합법과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이른바 노조3법이 개정됐고, 이후 국회 비준이 급물살을 탔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노조3법은 경찰과 군인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공무원들의 노조 설립과 가입이 가능해지고, 실업자와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하는 길을 열었다.

비준 협약 국회 통과에 고용노동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국제사회와의 약속 이행을 통해 국격 및 국가 신인도 제고에 기여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나아가 한-EU FTA 등 노동 조항이 담긴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분쟁 소지를 줄여 통상 리스크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정부는 ILO에 3개 협약 비준서를 기탁할 예정이다. 기탁한 날로부터 1년 후 협약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핵심협약 8개 가운데 1개만 미비준으로 남았다.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뒤늦은 감은 있지만 ILO 핵심협약(29호, 87호, 98호) 비준동의안이 최종 통과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이제 정부는 비준서 기탁 등에 이어 이번에 누락된 105호 협약(강제노동 폐지 협약) 비준을 위한 절차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은 유감을 표시하며 보완입법을 요구했다. 한경연은 "ILO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통과로 노동자의 단결권만 강화됨으로써 노조우위의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기업 투자의욕 저하, 일자리 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협력적 노사관계는 제도적 균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며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제도 개선 등 사용자 대항권과 관련된 제도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보완 입법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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