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제제에 백신까지 장착…진격의 GC녹십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김근희 기자 2021.02.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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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111,400원 ▲300 +0.27%)의 진격이 이어진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 새 성장동력 두 개를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혈액제제와 백신이다. 혈액제제로 9조원 규모 세계 최대 미국시장을 두드리는 한편 국내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 2000만명 분(4000만회 분) 전량 유통도 맡는다.

혈액제제로 9조원 미국시장 겨냥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자사의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GC5107(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를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국내 혈액제제 중 글로벌 상업화를 앞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 의약품의 FDA 품목 허가 신청 절차는 일반적으로 60일 간의 예비심사를 통해 제출된 자료의 수용 여부가 검토되며 그 이후 통상 10개월 내 최종 품목 허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GC5107'의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했다.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FDA 가이드라인에 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변수를 만족시켰다.



유효성 측면에서 'GC5107'을 투약해 12개월 간 급성 및 중증 세균성 감염(Acute Serious Bacterial Infections) 빈도를 측정한 결과 FDA 기준인 1보다 낮은 0.02의 수치를 나타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약물로 인한 사망이나 심각한 수준의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는 등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81억 달러(약 9조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적인 혈액제제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면역글로불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면역글로불린의 미국 시장 가격은 국내보다 4배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GC녹십자의 약진이 기대되는 이유다.


모더나 백신 전량 유통, 내친김에 생산까지?
20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에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에서 근로자들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포장작업를 하고 있다./AFP=뉴스120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에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에서 근로자들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포장작업를 하고 있다./AFP=뉴스1
국내 모더나 백신 허가와 유통도 담당하게 됐다. 조달청의 공공기관 입찰 통합시스템 나라장터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모더나 mRNA-1273 백신 허가 및 국내 유통' 공고를 통해 GC녹십자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투찰금액은 342억원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오는 2분기부터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GC녹십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허가를 추진하고, 보관, 유통 등을 맡게 된다. 모더나 백신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으로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등 콜드체인(저온유통) 유지가 중요하다.

GC녹십자는 영하 20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모더나 백신 유통 담당만으로 GC녹십자의 약진이 기대된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허가와 유통을 맡게된 GC녹십자가 생산까지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RNA 백신 생산 경험은 없지만, 그동안의 백신 생산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생산 공정의 일부는 당장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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