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냉장고에 백신 보관, 온도 어쩌죠?"…병원 약사도 모른다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2.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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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실은 운송 차량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도착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실은 운송 차량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도착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백신 보관 등과 관련한 정보가 부족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첫 접종에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지난 24일 경기도 이천시 한 물류센터를 떠나 이날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에 입고된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백신 관련 정보가 부족해 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 코앞인데…"가정용 냉장고 온도 일탈, 어떡하죠?"
요양병원 약사 A씨는 최근 의료인이 모인 온라인 카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보관방법에 대한 질문 글을 올렸다.

A씨는 "백신 보관용 전용이 아니라 가정용 냉장고를 백신 전용으로 쓰고 있다"며 "백신용이 아니다보니 센서 위치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냉기가 나올 때마다 온도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Z백신은 2~8도로 보관하라고 돼 있는데 일시적으로 해당 온도를 벗어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온도계를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고 범위내에 온도가 들어올 수 있도록 세팅하고 관리를 하고 있지만 막상 백신이 들어온다니 혹시나 보관 온도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고 걱정된다"고 물었다.

A씨 질문에 다른 의료인도 "잘 몰라"…구체적인 안내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백신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보건소에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냉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사진=뉴스1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백신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보건소에 도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냉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사진=뉴스1
A씨의 질문에 카페 회원들 역시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회원은 "약사님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저도 알고 싶은데 그 내용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더라"며 "아마 백신이 실제 오면 더 자세한 관리지침이 있을 거 같다"고 추측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4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안내에 따르면 냉장고 온도가 2~8도를 벗어날 경우 알림 문자가 전해지는 디지털 온도계를 구매하도록 지침이 내려졌으나 디지털 온도계의 종류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냉장고 온도일탈시에는 지자체에 즉시 알리고, 2~8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등과 같은 대처방법에 대한 지침도 안내돼 있다. 다만 온도일탈 백신 재사용이 가능한 노출 시간이나 상태와 관련된 구체적인 안내가 부족한 상황이다.

백신 담당자 교육 대상에 약사는 제외? 병원마다 제각각
질병관리청 안내에 따르면 백신을 인계받는 인력과 백신을 취겁하거나 접종하는 인력은 백신 관련 정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백신 담당자의 교육도 병원마다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약사의 경우 교육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아 병원마다 교육 이수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교육을 받아야 하느냐는 A씨의 질문에 한쪽에서는 "저희는 쉬는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원무, 약사까지 교육을 다 받았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약사 교육은 필수는 아닌 거 같다"며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놓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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