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공급 생각보다 늦는 日…여당에서 "1번만 맞자"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2.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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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내 의견 나와…이스라엘, 화이자 1회 접종 후 75% 효과

화이자 백신 접종 중인 일본 의료진/사진=AFP화이자 백신 접종 중인 일본 의료진/사진=AFP


일본이 코로나19(COVID-19) 백신 물량 부족으로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국민 다수에게 접종하기 위해 2회 접종하는 백신을 1회만 접종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4월1일로 예정됐던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을 4월12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는 전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을 만나 4월5일이 포함된 주에 고령자를 위한 백신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 지자체에 발송되는 백신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으로, 2회 접종 기준 약 5만명(1만9500병)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가 약 3600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매우 적은 양이다.

일본의 백신 총책임자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신 수량이 한정적이지만 서서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고령자 대상 접종은 4월26일부터 본격 실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지통신은 "백신 공급 지연으로 고령자 대상 접종의 본격 실시가 4월 하순 이후로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사진=AFP/사진=AFP
백신 공급난이 계속되면서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는 1인 2회 접종이 원칙인 화이자 백신을 1회만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최근 자민당 백신 대책팀 회의에서 백신 접종 횟수를 1회로 줄여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전 세계가 백신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일본 내 공급량도 불투명한 데다 1회 접종으로도 어느 정도 면역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성과가 나와 이같은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립 의료기관은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후 경과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률이 75% 낮아지고, 증상이 나타날 확률도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백신 1회 접종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타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은 전날 "백신 1회 접종은 2회 접종보다 예방효과가 떨어진다. 1회 접종이 국민에게 납득될 만한 데이터가 아직 없다"며 현시점에서 접종 횟수를 1회로 바꾸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노 담당상도 2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2회 접종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기존대로 2회 접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에 대한 해외 수요가 높고 백신 공급 일정이 불투명해 접종 차질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일본에는 현재까지 두 차례에 걸쳐 화이자 백신 약 85만회분이 들어왔다. 내달 1일 8만7750병이 추가로 도착하지만, 4차 이후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산케이는 "이 속도대로라면 접종을 희망하는 국민에게 백신이 전달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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