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알린 앨버트테일러 가옥 '딜쿠샤', 80년 만에 열린다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1.02.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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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딜쿠샤 전시관. /사진제공=서울시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딜쿠샤 전시관. /사진제공=서울시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W.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의 가옥 '딜쿠샤(DILKUSHA)'가 오는 3.1절에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1942년 앨버트 W.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며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이다.

서울시는 앨버트 W. 테일러가 서울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 독립의 숨결을 기억하는 역사 전시관으로 조성해 다음 달 1일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미국인 앨버트 W. 테일러는 미국 연합통신(Associated Press)의 임시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했다. 제암리 학살사건도 해외에 보도해 일제의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1층~지상2층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앨버트 W. 테일러가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건립한 서양식 가옥이다. 2017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로 지정됐다.



딜쿠샤는 1920~30년대 국내 서양식 집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벽돌을 세워서 쌓는 프랑스식 '공동벽 쌓기(rat-trap bond)'라는 독특한 조적방식이 적용됐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테일러의 아내 메리 L. 테일러(Mary Linley Taylor)가 붙인 이름이다.

서울시는 딜쿠샤의 원형 복원을 위해 2016년 관계기관(서울시·기획재정부·문화재청·종로구)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 2020년 12월 '딜쿠샤 전시관'으로 공사를 완료했다.


딜쿠샤 전시관은 총면적 623.78㎡(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 1·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 거주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의 한국에서의 생활상과 앨버트 테일러의 언론활동 등을 조명하는 6개의 전시실로 구성했다.

서울시는 딜쿠샤 전시관 개관식을 오는 26일 오후 4시 딜쿠샤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김봉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하고, 딜쿠샤 유물 기증자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L. 테일러(Jennifer Linley Taylor)가 함께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딜쿠샤 전시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9시~오후6시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앨버트 W.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L. 테일러는 "딜쿠샤를 복원해 전시관으로 개관한 서울시에 매우 감사드린다"며 "이번 개관으로 한국의 독립투쟁에 동참한 서양인 독립유공자가 재조명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권한대행은 "딜쿠샤의 복원은 단순히 하나의 가옥에 대한 복원을 넘어서 근대 건축물의 복원이자 항일 민족정신의 복원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서대문형무소, 경교장 등 딜쿠샤 전시관 인근의 항일운동 관련 유적들을 연계한 항일 독립운동 클러스터를 통해 독립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앨버트 W.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 /사진제공=서울시앨버트 W.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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