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까지 학벌주의" vs "신원보장 안심"…결정샤·연고링이 뭐길래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2021.02.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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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대학교 홈페이지/사진=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최근 명문대생끼리 학교를 인증한 후 소개팅을 하는 '1:1 매칭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에 "이용자를 명문대생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우리 사회에 이미 팽배한 '학벌주의'를 더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 재학생·졸업생끼리 연결해주는 '결정샤'는 작년 12월 서울대 졸업생이 만든 1:1 매칭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현재까지 65커플을 매칭했다"는 홍보 문구를 띄웠다.



결정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서울대 이메일 인증이 필수다. 또 본인 사진과 출신 단과대, 직업, 집안 경제 상황 등을 입력해야 한다. 특히 졸업증명서와 재직증명서 등 경제상황 등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면 매칭 과정에서 '하루에 더 많은 이성의 프로필을 열람할 수 있는' 혜택이 부여된다.

/사진=결정샤 페이스북/사진=결정샤 페이스북
지난달 연세대·고려대 연합 창업학회인 WERO가 만든 '연고링'도 가입자가 1700명에 달한다. MBTI(성격유형 검사) 분석 등을 토대로 취향과 성향이 맞는 35세 이하의 두 대학 재학생·졸업생들을 연결해 준다. 이 서비스 역시 학교 메일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WERO는 "방학인데도 코로나19 때문에 새로운 사람과 접점조차 만들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심심함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서비스 제공 취지를 밝혔다.

고려대 출신이라는 한 이용자는 "연고링을 처음 접했을 때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았고 MBTI도 믿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 서비스를 통해 살면서 제일 잘 맞는 사람이랑 만날 기회가 생겼다. 감사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한 달 만에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연고링은 가입 대상을 서울 11개 주요 대학으로 확장했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출신이 가입할 수 있다.


/사진=연고링 인스타그램/사진=연고링 인스타그램
두 서비스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과도한 엘리트주의'라고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끼리끼리 만나겠다는 거냐", "주요 대학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소외감 든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낮은 학벌 때문에 배제된다니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서는 "취업에서 학벌로 차별하는 경우도 아니고 남녀가 자기 원하는 대로 만나겠다는데 무슨 상관?",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환경의 상대를 만나고 싶어 한다", "상대방 신원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심될 것 같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동질집단의 결속이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늘 있었다고는 해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우려한다.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왕족끼리 결혼하는 일종의 족내혼을 보는 것 같다"며 "SKY니 뭐니 하면서 동질 집단만 만나는 건 일종의 카스트 제도, 신분제로 가게 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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