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에 삼성전기 반사이익…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 청신호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1.02.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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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부산사업장/사진=삼성전기삼성전기 부산사업장/사진=삼성전기


일본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국내 전기전자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모바일 및 자동차 시장 회복에 힘 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기가 올해 다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의 여파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계 1위인 무라타를 비롯해 타이요 유덴 등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건물과 장비가 일부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을 말한다. 전자기기 내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무라타는 글로벌 MLCC 생산량의 30% 이상을, 타이요유덴은 15%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MLCC 업체들이 시장 호조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진 여파로 MLCC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 본다.



日지진에 삼성전기 반사이익…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 청신호
업계 2위인 삼성전기를 포함해 주요 제조사가 MLCC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 MLCC 제조업체는 이달 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타는 생산을 중단했던 3곳의 공장 중 2곳에 대한 가동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지진 발생 이전의 생산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도 정도의 고온에서 구워 만드는 MLCC의 품질은 온도에 따라 좌우된다"면서 "정전이나 진동으로 MLCC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다시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천진 신공장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더불어 전장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고부가 제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MLCC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3%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2018년 MLCC 시장의 역대급 공급 부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인 8조1930억원을 달성, 1조1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듬해 영업이익 7340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 자리를 지키지 못했고, 지난해 다시 8000억원대로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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