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에 흥국생명 떠났던 김유리, 눈물의 인터뷰…"인성이 중요"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2.1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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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수훈선수로 선정된 GS칼텍스 김유리 선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사진=김유리 선수 인스타그램지난 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수훈선수로 선정된 GS칼텍스 김유리 선수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사진=김유리 선수 인스타그램


여자배구 GS칼텍스의 센터 김유리 선수가 최근 수훈 선수(MVP)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여 뒤늦게 화제다. 김유리 선수는 과거 팀 선배의 괴롭힘으로 흥국생명을 떠나 선수생활을 중단했었다.

GS칼텍스는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한 원정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김유리 선수는 9득점을 올려 이날의 수훈 선수가 됐다.



김유리 선수가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서자 동료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방송 해설위원도 함께 기뻐했다.

김유리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못할 줄 알았는데 (수훈 선수를) 해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 말에 한유미 KBS 해설위원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김유리 선수가 마음고생 많이 한 걸 알아서"라며 눈물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유리 선수는 "제가 유미 언니에게 하소연을 좀 했는데. 고참되니까 더 힘들다고 센터로 더 힘들다고 했더니 그런 것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동료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트를 떠나지 않고 김유리 선수 주변에 둘러 앉아 인터뷰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함께 울었다.

지난 2월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유리가 승리 인터뷰를 전하는 중 동료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2월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유리가 승리 인터뷰를 전하는 중 동료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김유리 선수의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겼다. 김유리 선수는 2010년 11월 흥국생명에 입단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팀 선배의 괴롭힘을 견디다 결국 2년만에 코트를 떠났다. 흥국생명은 최근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과 팀내 불화설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다시 배구공을 잡고 2014년 IBK기업은행 알토스 등의 팀을 거쳐 2017년 6월 GS칼텍스로 이적했다.

이적 후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마음고생도 했다. 그러나 2021년 팀의 수훈 선수로 성장해 동료들과 선후배, 팬들에 감동을 안겼다.

특히 김유리 선수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뷔하고 31살에 첫 MVP 선수 인터뷰라는 걸 했다"며 "내가 받아 마땅한 건지 의심도 했고 놀랐고 울컥했고 지금도 다시 돌려보면 울컥하고 마음이 몽글몽글 거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같이 축하해주셔서 , 같이 울어주셔서 고맙다"며 "나의 첫 인터뷰를 다같이 축하해준 우리 동생들, 못난 언니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고 늘 하는 말이지만 배구도 잘해야 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말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니 인터뷰 하는거 앉아서 구경하자고 놀린 우리 공차.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 , 우리 팀 모두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며 "무엇보다도 여태껏 꾹 꾹 잘 참아온 나에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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