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높은 국세청·건보 데이터도 민간에 개방…'데이터 컨트롤 타워' 첫 행보(종합)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02.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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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 정세균 국무총리와 민관위원장 체제 출범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 공동위원장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4차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 공동위원장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4차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4차산업혁명위원회


국세청이 보유한 사업자 등록 정보 및 휴·폐업 정보가 전격 개방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거래 당사자들의 사업자 정보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돼, 온라인 먹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 관련 데이터도 개방돼, 국민 개인이 자신의 건강기록을 한번에 확인·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사회 분석과 정책 대안 도출을 위해 관련 데이터들을 개별법과 상관없이 일정기간 보존하는 ‘코로나19 타임캡슐’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2020년 12월8일 16면 <[단독]국세청, 800만 사업자정보 개방…온라인 먹튀 차단한다> 참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가 17일 정세균 국무총리 첫 주재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 데이터 정책 추진 방향’(대한민국 데이터 119 프로젝트) 안건을 심의 확정했다. 이날 회의는 정부가 4차위를 총리·민간 공동 위원장 체제의 데이터 컨트롤 타워로 확대 개편한 뒤 열린 첫 회의다. 이번 ‘국가 데이터 정책 추진방향’은 디지털 경제 확산에 맞춰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11개 실천과제와 9개 체감형 서비스가 담겨 있다.

국세청 사업자 정보·건보공단 보험 등 미개방 정보 전격 공개…‘코로나19 타임캡슐’도 추진
먼저 국세청 사업자등록, 휴·폐업 정보와 건보공단의 보험 정보 등 핵심 데이터가 전격 공개된다. 이들 데이터는 민간 수요가 높은 핵심 정보임에도 그간 국민들의 프라이버시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정부 공공기관들이 외부 공개 자체를 꺼렸던 정보들이다.



국세청 정보의 경우 API(온라인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형태로 개방된다. 이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들은 거래 당사자들의 판매자 진위나 휴폐업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돼, 온라인 먹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각종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미등록 또는 휴폐업 사업자의 허위매물 피해가 적지 않다. 건보공단의 보험 관련 정보가 개방될 경우 개인의 건강기록을 본인이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날 4차위 회의에선 개인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나의 건강기록’ 앱이 참가자들에게 시연됐다.

국가 데이터 관리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공공데이터 개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필요한 데이터 현황을 파악하고 데이터 활용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정부 및 공공기관에 데이터 활용 전략을 책임질 ‘데이터기반행정책임관(CDO·Chief Data Officer)’ 직을 신설키로 했다. 4차위는 이날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및 정책대안 도출 등에 필요하나, 개별법에 의해 삭제될 우려가 있는 데이터들을 보존, 관리하는 ‘코로나19 타임캡슐 프로젝트’와 종합적인 물 관리를 위해 환경부, 지자체, 행안부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된 각종 데이터를 통합하는 ‘물 관리 데이터 통합체계’를 특별 현안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실손보험 자동청구 나온다…한국인 감성 인공지능 개발
국가 데이터를 활용한 체감형 서비스도 나온다. 의료 분야에선 본인 동의를 전제로 의료기관에 직접 진료기관 관련 서류를 뗄 필요없이 보험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자동 청구 서비스가 본격 추진된다. 주문 내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패턴, 관심사 등을 분석할 수 있고, 진품·가품 및 디자인권 관련 통관 데이터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불법복제품 판독하는 생활 분야 서비스도 개발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급식 지원 데이터와 민간 비대면 배달 서비스를 연계한 결식아동 급식 지원 사업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고등학생들에게 제공하던 AI 학습 도우미는 초·중학생으로 확대한다. 한국인 감성의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음성·자연어·이미지 데이터를 구축하는 ‘인공지능 훈민정음’ 사업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이미지·영상 데이터를 구축하는 ‘K-이미지’ 프로젝트, 항만 민관 데이터를 연계·공유해 수출입 물류를 효율화하는 ‘스마트 항만’ 서비스도 추진한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이 데이터 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기본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민간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총리로서 가능하면 매월 직접 회의를 개최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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