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펀드매니저도 "찜했다"…'K-럭셔리' 이 기업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2.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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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황'에도 선방한 한섬, 온라인+유통망확대+화장품 론칭으로 2021년 전망 '맑음'

가치투자 펀드매니저도 "찜했다"…'K-럭셔리' 이 기업


"정말 신기한 게 여성분들이 100만원 가까이 되는 옷을 안 입어보고 온라인에서 사더라구요. 더한섬닷컴에서요. "

'가치투자의 대가'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경기가 회복되면 주가가 오를 기업으로 '한섬'을 거론했다.

최 대표는 "한섬은 자사몰인 더한섬닷컴에서만 타임, 마인 등 자사브랜드를 독점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코로나19(COVID-19) 여파가 지속될 경우 온라인 매출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는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 고객들이 돌아오므로, 양방이 열려있는 '꽃놀이패'와 같다"고 언급했다.



5일 한섬 (19,190원 ▼200 -1.03%)은 2020년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말 일일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00명을 돌파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4분기 영업이익이 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 매출은 3866억원으로 0.6% 증가했고 당기순익은 311억원으로 3% 증가했다.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1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지만 1000억원대 이익을 유지했다. 매출액은 1조1959억원으로 5.1% 줄고 당기순이익은 0.4% 감소한 849억원이다. 소폭 역성장했지만 패션업계의 짙은 불황을 감안하면 '최선의 방어'를 해낸 것이다.



한섬은 빠른 온라인 집중 투자로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고, 올해는 패션 업황 회복과 서울 지역 최대 백화점 '더 현대 서울' 오픈, 럭셔리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론칭으로 기대감이 꽃피고 있다.

한섬 브랜드 마인(MINE)의 모델 신현빈의 화보컷 한섬 브랜드 마인(MINE)의 모델 신현빈의 화보컷
백화점 럭셔리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명가 한섬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확산이 시작되자 곧바로 온라인 집중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 11월 한섬 대표에 선임된 김민덕 대표는 작년 3월 주총에서 "한섬은 새로운 10년을 위한 성장의 발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온라인몰에 집중 투자한다"며 "더한섬닷컴을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구성된 프리미엄 패션몰로 강화하고 H패션몰도 전면적인 사이트 리뉴얼로 해외 패션 전문몰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덕 대표의 전두 지휘 하에 더한섬닷컴은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 필적하는 차별화된 VIP고객 서비스를 도입했다. VVIP 고객을 위한 '더 스타' 등급을 신설해 백화점 VIP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예측해, 온라인 물량도 미리 확보한 것도 주효했다. 한섬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 타미힐피거, DKNY 등 글로벌 라이선스 브랜드 본사와 협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봄·여름 시즌 온라인 물량을 전년비 160% 늘렸다. 과거 메르스와 신종플루 발생 당시 온라인 매출이 급증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 증가를 예측한 것이다. 이런 예측은 실제로 적중해 원활한 온라인 물량 수급에 성공했고 30~40대 신규 고객의 대거 유입으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유튜브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를 선보여 대박을 냈다. 한섬이 브랜드명을 전혀 노출하지 않고 제작한 핸드메이드 러브의 누적 조회수는 300만회를 돌파했다. 덕분에 웹드라마 방영 기간(12월11일~1월5일) 더한섬닷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방탄소년단(BTS)과 한섬 시스템옴므의 협업 컬렉션 이미지 방탄소년단(BTS)과 한섬 시스템옴므의 협업 컬렉션 이미지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백화점 오프라인 매출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 그룹이 서울지역 최대 규모 백화점 '더 현대 서울'을 이달 말 오픈하면서 한섬의 주요 브랜드 매장 입점이 예상된다.

특히 신규사업으로 6월쯤 럭셔리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한섬은 지난해 5월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지분 51%를 인수해 고품격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패션 사업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패션 사업에서 쌓은 한섬의 고품격 럭셔리 정체성을 뷰티 사업에 이식할 계획이다. 한섬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더현대서울 등 그룹 거점 매장에서 선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올해 온라인 강화와 더불어 여의도의 더 현대 서울 오픈으로 인한 유통망 확장, 6월 프리미엄 더마 화장품 출시로 양질의 성장을 도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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