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일이 너무 많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온통 모르는 것뿐이다. 단지 열정만으로는 안된다. 보통사람의 눈에는 낙서처럼 보이는 피카소의 추상화 앞에서 ‘이런 그림이라면 나도 그리겠네’라고 말하면 큰 오산이다. 왜냐면 피카소의 그런 그림이 나오기까지는 어린 시절부터 데생과 드로잉을 몇만 번, 아니 몇 수십만 번의 피와 땀이 들어간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창작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기초와 기본이 없으면 절대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릭슨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매일 3시간씩 10년을, 하루에 10시간을 투자할 경우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1만시간의 법칙’을 제시한 바 있다. 유명한 연주가는 1시간 공연을 위해 100배, 그 이상의 시간을 쏟는다. 프로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 동학개미에 이어 서학개미가 등장하고, 심지어 청년들 사이엔 “넌 취직하니? 난 투자하는데”라는 말도 돈다고 들었다. 지난해 초부터 개인의 순매수규모가 국내외 총 110조원이다. 올 들어서 국내투자만 20조원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전국민 투자계몽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아직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가 뭔지 모르는 투자자도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르는 개인도 태반이다. 한국거래소의 공시시스템(DART)을 이용할 줄도 모르고 증권회사의 리포트를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모르는 주식전문가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는 어느 투자전략가의 말처럼 지금 유튜브에는 주식전문가가 넘쳐난다.
‘위험하니 하지 마라’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는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기업의 재무상태를 판별하는 법, 경제상황을 이해하는 법,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법 등 기본적인 투자방법론을 차근차근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겨울이 오면 후회와 실망으로 사무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의 직접투자는 오롯이 자기 책임과 판단 아래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초록 선풍기’의 경험은 누구나 있다. 차분히 기본부터 닦아야 한다. 그래야 장기투자도 가능하고 행복한 노후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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