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날 '여행업 등록기준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행 일반여행업의 등록자본금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고 업종 분류를 종합여행업으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개정안은 2019년부터 관광산업 혁신을 위한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지난해 4월 '제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관광 분야 5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히며 법 개정이 계획됐다. 초기자본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등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단 이유에서다. 오래 전 상법 개정으로 5000만원 최저자본금제도 없앤 마당에 여행업계의 진입장벽은 관광산업 혁신에 장애가 될 수 있단 지적이다.
지난해 8월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가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여행업 등록기준은 2016년 한 차례 완화됐었다. 일반여행업은 2억원, 국외여행업과 국내여행업은 각각 6000만원, 3000만원이던 자본금 기준이 절반으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국내 여행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었고 각종 폐해가 나타났다는 게 여행업계 설명이다. 심화된 경쟁으로 폐업하는 업체들이 늘었고, 별 다른 준비 없이 창업했다가 여행 알선 뒤 현지 가이드나 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소비자 피해도 커졌단 것이다.
실제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만8544개였던 국내 여행업체 수는 2016년 1만9848개로 늘었고 2018년에는 2만2544개로 3000개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 등장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개별여행(FIT) 트렌드로 패키지(PKG) 여행 비중이 낮아지던 시점인데도 해당 여행사들이 대체로 오프라인 패키지 상품에 집중하는 바람에 저가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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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의 한 여행사 대표는 "여행업이 어떤 전문성이나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해외로 떠나는 일정 전반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노하우나 책임감이 필요하다"며 "호황일 때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들어왔다가 제대로 사업을 이어가지 못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여행업과 종사자에 대한 신뢰 자체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문체부 "여행 생태계 건전화 고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1년째 되는 날인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카운터가 비어있다. /사진=뉴스1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업 보증보험과 관련해서도 손해배상 범위를 '여행 알선 관련 사고'에서 '여행계약 이행 관련 사고'로 더욱 범위를 확장해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했다"며 "업계 안팎에서 우려하는 소비자 피해에 관련해서 더욱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